"신도들에 승려가 쫓겨난사태" 반성계기 삼아야|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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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 비상종단체제 (83년9월∼84년7월) 소장 승려들에 의한 이번 조계종 종권탈취 불발쿠데타는 오탁악세의 승단풍토를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 신도들의 「반정」에 의한 쿠데타 분쇄의 새로운 상황을 야기, 종단내외에 큰 충격을 던졌다.
신흥사사건을 계기로 한때 종권을 장악, 불교개혁의 집념을 실현하려다 좌절한 비상종단체제는 그 좌절에 「한」을 품고 있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현재의 오연원총무원장체제가 굳어 가는데 대한 초조감에서 이번 야반종단점거의 쿠데타를 단행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들의 거사는 예기치 않았던 신도등의「반정」으로 「9시간천하」로 그치고 주동승려들이 신도들에 의해 절 밖으로 방축되는 수모를 빚어냈다.
경위와 배경이 어찌됐건 도장의 주인이어야할 승려들이 신도들의 손에 의해 도장에서 추방된 사태는 모든 승려와 종단에 경종이며 교훈이 아닐수 없다.
신도들의 「반정」을 계기로 조계종단은 노소없이 모든 승려들의 대오각성과 함께 사심없는 대화를 통한 이견해소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신도들과 마찬가지로 일반시민들도 더이상 스님들의 이전투구를 보고 싶지 않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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