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닻" 올린 KBC…반목과 잡음회오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새 회장을 영입, 가까스로 정상기능을 회복한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재야권투인들로부터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해 출범초부터 반목과 잡음에 휘말려있다.
특히 가짜도전자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종수부회장의 유임, 또 너무 화려해서 비난을 받은 정남(정남)신임회장(국회의원)의 취임식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있다.
KBC는 이제까지 행정업무를 양분, WBA및 WBC부회장을 겸임한 양정규 전회장은 대외업무만 관장해왔으며 국내의 모든 업무는 주로 황종수부회장이 맡아왔었다. 따라서 IBF타이틀전의 가짜도전자사건으로 복싱계가 만신창이가 되자 IBF부회장이기도한 황부회장은 관리소홀의 책임을 지고 권투계에서 떠나겠다고 공표했었다. 그러나 새회장취임과 함께 황부회장은 이렇다할 해명 한마디 없이 슬그머니 유임, 권투인들의 세찬 비난을 받게된 것.
더구나 지난25일 잠실 교통회관에서 거행된 정남회장의 취임식은 역대 어느 체육단체의회장때보다도 화려(?)한데다 사회자의 정회장을 소개하는 수식어가 지나치게 정치적이어서 뒷말을 듣기도 했다. 유례없이 이영호체육부장관이『KBC가 잡초와 독버섯을 제거해 권투계의 건전한 풍토를 조성하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않겠다』고 치사를 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단상에는 권투와는 관계없는 삼미그룹 김현철회장, 베를린 올림픽마라톤금메달리스트 손기정씨 등이 자리를 함께 하여 눈길을 끌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