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수출업체의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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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점차 어려워지고있는 수출환경에 대응하기위해 상공부는 중견수출기업 1천개를 중점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상공부의 이같은 구상은 국제무역의 신장이 벽에 부닥치고 각국의 보호장벽이 두터워지면서 우리의 수출노력도 구조적인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본다.
정부는 오는 80년대 후반까지 5백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계획으로 있지만 현재의 국제무역환경과 우리의 수출능력, 최근의 시장변화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때 그같은 목표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것같다.
우선 무엇보다도 세계무역의 일반적인 신장속도가 최근 수년간의 수준에서 크게 변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점이 이전 70년대와는 다른 점이다. 이는 주로 선진공업국의 대부분이 구조적 변환기에 직면해 있기때문에 국제적 분업패턴이 재편성과정에 들어선 탓으로 볼수 있다. 이에 더하여 세계적인 통화·금융체계의 불안정이 장기화함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국제무역의 급속한 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울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적으로 보더라도 우리의 수출산업구조는 비록 과거의 1차 상품과 경공업 위주의 수출패턴이 달라졌다해도 여전히 노동집약적이거나 단순가공수출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있어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과정에 있다.
이런 사정때문에 대형상사증심의 대량거래 품목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국제시장의 세분화경향에 대응하고 경쟁국들과의 경합을 줄이기 의해서는 우리의 수출저변이 더 넓어져야하고 교육되고 훈련된 노동과 기술을 더 집약화한 수많은 중소규모 수출업체를 육성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서독이나 일본에서 보듯이 이같은 중소 수출업체들은 수출의 기반을 안정시키고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신축성이 높을뿐 아니라 대형상사들과의 계열화도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가 구상하는 중견수출업체 육성계획도 이같은 선진공업국들의 경험을 참고삼아 획기적인 수출구조의 전환을 이루는 계기가 되어야 할것이다.
알려지기로는 내수기업의 수출전환을 유도하고 업종별 수출규격화를 촉진하는한편 대형상사와의 계열화를 강화하기위한 여러 제도들을 강구하는등 다각적인 구체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면 총수출의 30%를 이들 중견수출기업이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이 다름아닌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이다. 기존의 단순 가공형 수출을 벗어나고 중견 수출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숙련노동과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며 세분화·전문화·다양화되는 세계시장의 추세에 부응하려면 대기업 못지않는 기술진보가 있어야한다. 따라서 중견수출업체의 육성책은 이들의 기술개발을 얼마나, 어디까지 지원할수 있느냐에 그 결정적 성패가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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