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8겨냥 성장위주 세대교체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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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여자농구대표팀은 제10회 상해 아시아여자선수권 대회를 끝으로 세대교체, 새로운 팀컬러로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 대들보인 슈퍼스타 박찬숙(25)과 골게터 최애영(25)이 은퇴함으로써 개편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지난10년간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온 센터 박찬숙의 퇴진은 팀플레이의 패턴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까지 박찬숙 중심의 플레이를 구사, 항상 박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웃고울어야했었다.
이제 2년 간격으로 서울서 벌어질 86·88 양대회를 앞두고 박의 빈자리를 당장 메워야하는등 대책이 시급해졌다.
그러나 박과 같은 큰키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키워내기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한국은 LA올림픽과 상해ABC등에서 보여주듯 주전과 2진과의 수준차가 심해 대개 5∼7명으로 주요경기를 치러왔다.
따라서 앞으로 새대표팀은 기용하는 미국식 플레이를 지향해야 할 것 같다.
특유의 중거리 슛을 바탕으로 수비에 역점을 둔 기동력과 팀플레이를 패턴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플레이를 구사하기 위해선 체력 보강이 급선무이며, 주전에만 의존해서는 성과를 거둘수없다.
이번 상해ABC에서 등록 선수가 불과 3천명미만의 한국이 농구를 국기로 하여 무려 1천만명이 농구를 즐긴다는 중공을 LA올림픽에 이어 연이어 격파한 것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없다.
한국은 농구에서 결정적 요소인 신장에서 뒤지지만 중거리슛 등 기술과 팀의 조직력 작전에서 중공보다 한수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중공의 저력에 비추어 이같은 우위가 언제 바뀔지 예측키어렵다.
한국은 이번 4연패에 자만할것이 아니라 장신 유망주들을 발굴, 기술개발에 더욱 힘써야 할때다.
중공은 이번 대회에서 항상 한국의 거북한 존재였던 센터진월방(2m15cm)을 청소년대표출신의 정해하(2m)와 완전 교체, 팀웍이 흔들렸다. 그러나 정은 한국과의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20점씩을 올리는 등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장 또다시 공포의 센터로 등에 할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한국대표팀은 금년말이나 늦어도 점보시리즈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박찬숙의 자리를 메워줄 센터는 성정아 문경자 등 기존 대표외에 조문주(1m80cm·국민은) 이은석(1m90cm·선일여고)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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