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낮춘 황교안, 야당 청문위원 사무실로 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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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다음달 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소속 청문특위 위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자가 28일 의원실 유선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와 ‘열심히 하겠다.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인사를 했다”며 “(황 후보자에게) ‘자료 준비를 잘해 오시라’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대답하더라"고 전했다.

황 후보자는 다른 야당 청문위원의 의원실에도 전화를 걸어 의원이 자리에 없으면 “인사드리고 싶은데 의원님 통화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시면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청문위원은 “서로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으니 바로 통화할 수도 있는데 일부러 낮은 자세를 보이려고 최대한 정중한 절차를 거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자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1일 총리 후보 지명을 받은 직후에도 고교동창(경기고 72회)인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송곳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김광진 의원은 28일 새정치연합 소속 특위위원들이 모인 첫 대책회의에서 “(황 총리 후보자는) 종교관, 병역문제, 역사관, 공안경력 등 많은 문제를 안고 계신 분”이라며 “(검증과정에서 낙마한)문창극 후보와 안대희 후보가 억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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