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곡절 35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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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공은 20일 「새로운 혁명」을 다시 시작했다.
임금·기업경영등 분야에 자산시장경제원리를 과감히 도입하는 경제정책의 수립이다.
중공당중앙위 전체회의의 승인을얻어 공포된 경제개혁안은 부분적인 시장경제원리의 도입을 핵심으로한 광범한 경제발전정책을 내년 1월1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발표는 서방에서 「정치적 폭탄」으로 평가됐다.
중공경제의 적어도 75%가 국가통제에서 벗어나 자율경영체제를 갖게 된다는 분석은 바로 중공체제의 우경화를 뜻한다.
단순한 「우경」이 아니라 역사상최대의 우경임이 분명하다.
지난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건국 35주년을 축하한 중공이 이 시점에서 역사적 방향전환을 하고 있는 것은 의미십장하다.
사실상 중공의 우경화는 이미 76년 4인방의 실각과 함께 시작된 추세의 연장일 뿐이다.
76년에 중공은 제5차5개년계획을 시작했고, 77년 삼중전회에서 등소평이 주류로 복귀함으로써 사태는 우회전했었다.
82년의 십이전대회에서 등소평체제가 확립된뒤 한때 반정신오염운동외 회오리가 시야를 어지럽힌바가 있었으나 지금 문화혁명의 철저한 부정은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일본의 월간 「중앙공론」은 최근호에서 그런 추세를 도표로 보여주어 흥미를 끌고 있다. 「중공건국5년의 곡절」이다.
뱀의 행로처럼, 혹은 강물의 흐름처렴 세월따라 좌로 우로 심하게 횡보한 중공정권의 편역이 흥미있다.
49년 정권수립 직후를 기준해서볼때 당시의 정책은 좌경도 우경도 아닌 평행을 달렸다.
첫번째 「좌」경이 시작된 것은 53년제1차5개년계획이 시작되고 농업집단화가 이루어졌을 때다.
그러나 곧 56년에 백화제방의 시대와 함께「우」선회. 하지만 그것은 잠깐, 58년 제2차계획 추진과함께 대약진운동이 벌어지고 인민공사화가 강행됐다. 조금 큰 폭의「좌」경화다.
모택동의 「계급투쟁론」이 나온 것은 그 좌경의 후기. 그것에 이어 60년대초 등소평의 「백묘흑묘론」이 「우」경을 촉진했다.
『쥐를 잡는데 횐고양이, 검은고양이가문제겠느냐. 고양이면된다』는 실용주의가 태동했던 때다.
하지만 그게 중공역사상 최대의「좌」경곡절을초래했다. 65년 이후의문화대혁명이다. 70년대초 그 극악한 「좌」경의 흐름은 정지했고 지금은「우」경을 계속하고 있다. 중공건국35년간 좌4, 우4의 기록.
역사의 아이러니는 그 흐름의 의미를 속단케 하진 않는다. 역사의곡절은 역시 미묘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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