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함정과 러시아 잠수함 충돌 19명 사망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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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정과 러시아 잠수함이 지난해 7월 청진 앞바다에서 충돌해 19명이 숨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신빙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7일(현지시간)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서 지난해 7월 초 북한 해군 경비함 및 어선이 러시아 해군 잠수함과 충돌해 19명이 숨졌으나 북한 당국이 은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낙지잡이에 나섰던 청진수산협동조합 소속 어선 여러 척과 해상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북한 해군 경비함 679호가 갑자기 물 위로 떠오른 러시아 해군 대형 잠수함에 부딪혀 침몰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북한 해군 장병 11명과 어민 8명 등 19명이 숨졌고, 생존자들은 러시아 잠수함에 구조됐다고 한다. 사고 당시 북한 해군 경비함에는 장병 32명이, 어선에는 어민 14명이 타고 있었다고 RFA가 전했다.

RFA는 러시아 잠수함은 작전을 하던 중 폐그물에 걸려 급히 물위로 떠오르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도했다.

사망한 장병은 평양 시에 있는 영웅전사 묘역에 안장됐다고 RFA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당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중이어서 사고 사실을 은폐했다고 RFA는 전했다. 생존 장병은 다른 부대로 분산 배치했고, 숨진 어민의 가족들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다고 RFA가 전했다.

이 보도에 대해 정부는 대북 정보 파악 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실 여부에 대한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군 소식통은 "러시아 잠수함이 청진 앞바다에서 떠오르다 충돌 사고가 났다면 당시에 (한·미 정보 라인에서)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 신빙성을 낮게 봤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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