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값인하경쟁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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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영국의 북해산 원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 (브렌트산양질유)에서 28.65달러로 인하됐다.
영국국영석유회사는 17일하오 북해산원유의 국제판매가격을 배럴당 1.35달러 내린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15일 노르웨이 측이 같은질의 북해산 원유값을 1.5달러 인하, 28.5달러로 조정한데 이어 나온것이다.
영국의 원유가 인하는 공급과잉으로 그렇지않아도 흔들거리던 OPEC (석유수출국기구) 의 원유공시가격에 결정적타격을 가한셈이 됐다.
OPEC (13개 회원국)는 작년 3월이후 하루생산량을 총 1천7백50만배럴로 상한을 정하고 배럴당 29달러의 공시가격을 힘겹게 유지해오고 있다.
이는 현물시장 가격보다 1∼2달러나 비싼 수준으로 만약 어느 한나라가 약속을 안지키고 생산량을 늘리거나 비OPEC 산유국들이 인하경쟁을 벌이는 날에는 그대로 와해될 상황이다.
노르뒈이가 가격을 내릴때는 별로 문제시안했던 OPEC가 영국의 인하조치에 큰동요를 보이는 것은 국제석유시장에서의 비중때문이다.
영국의 생산량은 하루 2백50만배럴로 미·소를 제외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이다.
영국은 비OPEC회원국이지만 많은 산유량으로 국제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영국이 지금까지 지켜오던 공시가격의 유지를 포기함으로써 재정난이 심한 OPEC회원국들. 특히 나이지리아(하루생산량 1백30만배럴)가 우선 가격인하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OPEC국가들중 상당수가이미 세금공제 또는 60일이상 무이자외상판매등의 편법으로 석유수출가격을 낮추고있다.
따라서 영국의 인하조치는 OPEC의 공시가격재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들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지난6월말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잉비행기를 구입하기위해 10억달러상당의 원유를 현물결제한 사실이라든가, 7월소련이 우랄산 원유가격을 1.5달러인하한것등으로 보아 이미 국제원유가격의 하락은 예견되어왔던 것이다.
원유값인하조치로 런던의주식시세와 파운드화값은 이날크게 내렸다. <런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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