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과식에 쌓인 몸속 때 ‘주말 디톡스’로 씻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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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주말 디톡스 대표 메뉴들.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푸드스타일링=샘표 식문화연구소 지미원 권순용 셰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은 직장인에게 과식·야근·피로 누적의 기간이다. 이때 체내 독소가 유난히 많이 쌓인다. 주말 이틀만이라도 독소를 배출해 내 몸을 리셋(초기화)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른바 ‘주말 디톡스(해독)’ 요법이다. 주말 디톡스, 과연 어떻게 해야 몸에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있을까.

직장인 김지연(23·여·가명)씨는 최근 들어 소변 색이 탁하고 소변에 거품이 많았다. 왼쪽 다리가 저리고 살이 쪄 한방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간 수치가 높고 내장지방이 많이 꼈다. 독소가 잘 배출되지 않아서였다. 의사는 디톡스 요법을 권했다. 단순히 살이 쪘기 때문일 것으로 여겼던 그는 고민에 빠졌다. 직장에 다니면서 디톡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김씨처럼 누구나 체내 독소가 쌓인다. 그래서 독소를 잘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재헌 백병원 비만관리센터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끊임없이 독소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때 독소를 내보낼 수 있는 섬유질이 몸 안에 부족하면 독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몸이 나른하고 무거우며 살이 찐다. 스트레스도 면역력을 떨어뜨려 독소를 배출하는 대사 기능을 떨어뜨린다. 강 교수는 “체내 독소를 잘 빼내지 못하면 간 기능을 떨어뜨려 간 수치를 높이거나 지방간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피로가 쌓이며 피부 트러블, 변비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이 매일 디톡스를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주말 디톡스 정보가 인터넷에서 넘쳐난다. 주말에만 먹는 디톡스 제품도 많이 나온다. 직장인을 위해 주말 디톡스 프로그램을 개설한 병원 등도 있다. 서울 상일동의 강동경희대병원 웰니스센터는 감식→절식→회복식 순으로 ‘비움 디톡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군의 웰니스센터인 힐리언스 선마을에서도 주말 디톡스 프로그램 ‘로푸드 디톡스 리트릿’을 개설했다. 6월 6~7일 주말 동안 가공하지 않은 날것(로푸드)으로 주스를 만들어 마시며 디톡스하는 일정인데, 맞벌이 부부의 문의가 많다.

집에서도 디톡스 식단을 차릴 수 있다. 물·과일·레몬·흑초·홍삼·파인애플·사과·계피·생강·아티초크 같은 디톡스 식품을 활용하면 된다. 이 중 홍삼은 최근 충남대 정주영 교수팀이 신장 기능 보호 효과를 처음 입증하면서 새로운 디톡스 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웰니스센터 김고운(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일반식품을 하나만 섭취하면 근육이 손실돼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리고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말 디톡스는 가벼운 식이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주중 자극적인 음식을 과식하다가 주말에만 바짝 물만 마시면 자칫 살찌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 주말 디톡스를 할 때 주말 전후로 단계별 적응기간을 거쳐야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서은경 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교수는 “디톡스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며 “디톡스는 평생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입증되지 않은 해독주스나 한 가지 음식으로만 먹는 디톡스 요법은 오히려 체지방률을 늘려 비만을 부를 수 있다”며 “단, 주말 이틀간 해독이 잘되는 저염식을 먹되 영양이 골고루 균형 잡힌 상태라면 디톡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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