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성복 너무 비싸다 | 연중 4분의1을 세일 소비자들 불만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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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옷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 기성복에 대한 대부분 여성들의 불만이다. 특히 최근2∼3년전부터 이른바 고급기성복점·백화점의 20∼50% 할인세일이 연례화하고 경우에따라 년90일 정도로 그 기간이 길어지자 불만은 더욱 가중되고있다.
『연중 4분의1 가까이의 기간을 세일값으로 팔아도 되는거라면 왜 애초에 그렇게 높은값을 책정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갑니다. 가을옷을 벌써부터 세일하고 있는 곳도 있더군요. 이제는 정상가격으로 옷을 사면 바보예요』가정주부 이혜순씨 (40·서울강남구은마아파트)의 얘기다. 한마디로 기성복이라고는 하지만 그 종류와 가격·질은 천차만별이다. 제조원에따라 대기업제품, 디자이너의 이름이 붙은 부틱제품, 남대문·평화시장등 시장제품으로 크게 나눌수있다.
연간 여성기성복의 거래액은 약8천억원 규모인데, 그중 삼성·코오롱·반도등 3개 대기업소속 기성복회사가 생산해 유통시키는 양은 2∼10%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따라서 시중에서 거래되는 기성복은 대부분이 값싼 시장제품. 터무니 없이 높은 값이라고비난을 받고있는 것은 주로 디자이너 이름을 내건 부틱제품이다. 불평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질때문에 시장제품을 입을수 없다는 중산층 주부나 직장여성들이다. 실제로 비슷한 재질의 옷을 메이커에 따라 가격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 흔한 실크블라우스의 경우 시장제품이 1만5천 ∼2만원선, 큰회사제품은 2만5천∼4만5천원선, 부틱제품 5만∼18만원까지.
모직수트의 경우 시장제품이 4만∼5만원선인데 비해 큰회사제품은 11만∼13만원선, 부틱제품은 21만∼45만원선, 60만∼70만원을 호가하는 디자이너도 있다.『부틱의 경우 외제옷감을 많이 쓰고 디자인값·비싼 부속과 공임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지나친것 같습니다. 디자인과 색상이 조금씩 색다르다는것 치고는 너무 비싸요. 한국에 기성복의 적정가격을 통제 내지 유도할 아무런 기구가 없기 때문입니다』는 것이 소비자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의 김행옥사무처장의 얘기다.
한국부인회 배성신법률부장에따르면 소비자고발중 전자제품다음으로 많은 것이 의류에 대한 것이고 그중 대부분이 값비싼 기성복이라는 것. 부틱중에는 이렇다할 경력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경우도 적지않다. 값이 비싼 옷이라고 해서 반드시 질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큰기성복 회사는 어설프게 부틱제품 비슷한것을 만들것이 아니라 값과 품질을 신뢰할수 있는 평상복을 만들어 특성을 찾아야 할 것같다. 또 부틱도 패션중심의 옷,실용적인 평상복 두종류를 만들고 값도 적절히 조절할 것이 요구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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