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상현, 4년만에 두자릿수 홈런

중앙일보

입력

'돌아온 거포' 김상현(35)이 4년만에 두자릿수 홈런을 신고했다.

김상현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한화전에서 4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9-4로 리드한 6회 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상현은 이동걸의 5구째 시속 139㎞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지난 9일 수원 LG전 이후 13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한 김상현은 2011년(당시 KIA·14개) 이후 4시즌 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김상현이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kt는 12-4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두번째 투수로 나와 2와 3분의2이닝 무실점한 조무근은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김상현은 1회 선제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1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유먼의 초구를 노려쳤지만 유격수 앞 병살타가 됐다. 3회 두번째 타석은 우익수 플라이. 세번째 타석은 2-4로 뒤진 5회 무사 만루에서 돌아왔다. 한화 벤치는 오른손투수 김민우를 투입했다. 김민우는 전날 경기 9회 등판해 김상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김상현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유인구 두 개를 차분히 골라낸 뒤 3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4-4 동점을 만드는 2타점 2루타. 기세를 탄 kt는 5회에만 7점을 뽑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트레이드 뒤 MVP에 오른 2009년(36홈런)과 같은 기량은 아니지만 장타력만큼은 여전하다. 올 시즌 kt가 뽑아낸 홈런이 18개인데 절반 이상인 10개를 김상현이 기록했다. 창단 첫 홈런(3월 28일 사직 롯데전)과 홈구장인 kt위즈파크 첫 홈런(4월 15일 두산전)의 주인공도 김상현이다. 외국인타자 마르테가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혼자 중심타선을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상현과의 1문1답.

-4년만의 두자릿수 홈런이다.

"그렇게 됐나. 올해 홈런 치고 팀이 이긴 게 오늘이 2번째다. 광주 KIA전 이후 타격감은 좋아졌는데 이상하게 자꾸 야수 정면으로 타구가 날아갔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말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승타와 홈런 상황은.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방망이가 부러졌는데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됐다. 홈런은 주자가 없어서 노렸다. 사실 황병일 수석코치님이 '지금 팀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가 너 밖에 없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다. 상대 견제가 많이 오는 것도 사실인데 잘 안 됐다. 볼카운트가 유리해서(3볼 1스트라이크) 힘있게 쳤다."

-통산 150홈런까지 20개 남았다.

"목표는 그렇게 세우고 있다. 그만큼 해야 팀에서도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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