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경찰모 반납받은 대통령 부끄럽지 않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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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전경대 중대장 출신인 그는 시위 현장은 한 생명이 순식간에 쓰러져 갈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의 시위 상황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시위대는 쇠파이프를 들고 전.의경을 무자비하게 내리찍고 끝이 갈라진 죽봉을 들고 전.의경의 눈을 향해 돌진한다. 죽창에 눈이 찔려 실명한 의경 부모가 "차라리 내가 나가 시위를 막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이 나라는 폭력시위가 방치되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있는 날 국립경찰병원은 중.경상을 입은 전.의경들이 몰려들어 야전병원을 방불케 한다. 불법 폭력시위를 보고도 최루탄 한 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경찰이다. 전.의경은 몸으로 폭력을 막는 '인간 방패'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폭력시위를 정부가 감싸고만 있으니 나라의 공공질서를 어떻게 지켜 나가겠는가. 오죽하면 경찰 간부가 경찰모를 청와대에 반납했겠는가. 나라의 질서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대통령이 국헌을 준수하지 않는 데 대한 항의며 반발이다. 청와대.국가인권위원회 등은 시위대 인권만 걱정하니 이 나라는 시위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그러니까 민노총이 홍콩 정부에 시위 협박을 하는 지경까지 왔다.

정부는 폭력시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 경찰청장만 사퇴시키고 아직까지 과격시위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공권력을 수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고 경찰은 그 집행기관이다. 이들에게 명예를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누가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겠는가. 불법 폭력시위는 무조건 현행법대로 처벌하라. 엄정한 공권력 행사만이 국가의 기강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