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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한글 다음가는 국가 보물 … 문학의 메카, 음악의 섬으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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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문화세션에서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오른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를 세계 문화 교류의 장으로 만들자는 내용의 문화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서귀포=오종택 기자]

제주포럼 셋째 날인 22일 ‘평화의 섬 제주, 문화를 이야기하다’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소설가 조정래씨, 『칼의 노래』의 저자인 소설가 김훈씨, 신경림 시인 등 저명한 문화계 인사들이 제주도를 문화 중심지로 키울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제주의 난개발을 우려하며 다양한 문화를 통해 제주를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정래씨는 “제주도는 한글 다음가는 국가적 보물”이라며 “제주도에 고층 건물이 하나둘 들어서면 점차 사람들이 발길을 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씨는 시인들이 제주 명소에 대한 시를 짓고 비석을 세워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고 제주 고유의 전설·역사를 소설·희곡으로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직접 연기하는 등 ‘문학의 섬’ 제주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경림 시인도 “제주를 문학의 메카로 만들어 한국 문학의 중심지로 삼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김훈씨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수많은 오름이 음악적 전개를 보인다”며 “누군가 제주 산하의 음악을 귀에 들리는 음악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학계 인사와 함께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등 건축가들도 제주의 자연을 보존하며 돋보이게 하는 건축방안에 대한 논의를 폈다.

 이에 앞선 첫 번째 문화세션에서는 ‘곶자왈 환상숲 해설가’ 등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5팀의 문화 발표와 함께 문화를 매개로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제주포럼 문화선언’이 이뤄졌다.

월드컬처오픈(WCO) 위원장을 맡은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배양하고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화의 힘이야말로 이 시대를 열어 갈 힘”이라며 “WCO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고 공익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제주는 아픔의 기억과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이제 전 세계가 아는 아픔의 뿌리를 치유하는 치유의 섬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모든 문화는 섬이었다. 이 섬들이 하나의 세계로 합쳐지는 무지개의 색깔로 변한다. 생각의 축제, 마음의 축제, 영혼의 축제, 생각하는 잔치, 이 기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축하를 전했다.

◆ 특별취재팀=강찬호·유지혜·정원엽, JTBC 정진우, 중앙데일리 김사라, 이코노미스트 허정연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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