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수급 불균형 심하다|도심은 남아돌고 개발지는 태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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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행정당국간의 협조미비와 수요판단착오가 전화적체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부산등 도시지역의 대단위 신규아파트단지와 신시가지조성지역일수록 더욱 심하다.
이는 일선 시·도나 토지개발공사가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면서도 체신당국과의 사전협의는 물론 전화국부지조차 확보하지 않거나 확보하더라도 이를 제때 홍보하지 않아 전기통신공사는 예산을 확보하고서도 부지가 없어 전화시설공사를 제때 못하고 추후에 공사를 하더라도 포장도로를 다시 파헤쳐야 하는등 예산을 낭비하기 일쑤.
이바람에 도심지역에서는 대부분 전화가 남아도는 반면 신개발지등 변두리에선 엄청나게 모자라는등 심한 수급불균형을 이뤄 수많은 전화청약 입주민들이 1∼2년씩 기다려야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전화적체>
9월말현재 전국의 전화적체건수는 53만9천8백51건으로 청약한지 2년이 넘는 것만도 5만3천1백96건에 이른다.
이가운데 서울이 5만2천4백11건, 부산 7만4천2백62건, 대구 5만4천9백4건, 부천지역이 1만9천4백28건으로 특히 심한 편.
서울의 경우 38개전화국중 을지·여의도·혜화등 17개전화국에서는 전화가 남아돌지만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신시가지가 조성되고있는 지역주변 전화국에선 엄청난 적체현상을 빚고있다.
신개발지인 고덕지구에 전화를 공급하는 천호전화국은 현재 1만4천8백37건이 밀려있어 서울에서 가장 전화사정이 나쁜지역으로 꼽히고있다.
또 개포아파트단지를 관할하는 영동전화국은 1만1백5건, 목동지역을 관장하는 화곡전화국은 1만2천8백75건의 신규및 이전전화청약을 받은채 1∼2년동안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협조미흡>
대규모주택단지를 조성할 때 대인의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전화시설은 도로·상-하수도·전기와 함께 먼저 고려해야함은 말할 것도없다. 그러나 일선 시·도와 토지개발공사측은 택지조성에만 급급, 주민의 편의시설엔 소홀히 한채 체신당국과의 사전협의는 물론 전화국용지조차 확보하지 않기 일쑤며 전기통신공사측도 제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아 주민들만 불편을 겪어야하는 실정이다.
서울고덕·가락지구의 아파트입주민만도 10만명이 넘어 전화국신설이 불가피한데도 행정당국과 토지개발공사측은 82년4월 이지역 개발계획을 세우면서 전화국부지를 마련하지 않았고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전기통신공사측은 22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서도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바람에 이들 지역은 인근그린벨트나 절대농지를 해제, 전화국을 신설하지 않는한 전화를 마음대로 쓸 수없는「절름발이」주거지역을 면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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