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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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해야 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잘못 사용된 용어 때문에 수억원의 돈을 날려 버리는 예는 상거래계약 같은데서 자주있다.
자주 사용되는 말가운데 1인당 국민총생산액이 1인당 국민소득으로 둔갑되는 사례는 대단히 많다.
저명인사들 가운데에도 이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민총생산액과 국민소득 사이에는 개념상 엄청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잘못 사용됨으로써 실제이상으로 한국경제가 대외에 홍보되는 경향이있다.
경제학을 안다고하는 사람까지 이를 혼용하여 체면까지도 말이 아니게 한다는 점,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딱 잘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인」이라는 말도 유사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경제인이란 동기여하에 불문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고 애쓰는 사람을 뜻한다. 결국 순수한 경제원칙에 입각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풀이할수 있을것이다.
개념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근래 이 용어가 활용되고있는 상항을 보면 상공인이나 실업계인사 모두를 한데묶어 경제인이라고 칭하는 사례가 많다.
경제인(Homo economicus)에는 사실상 경제원칙에 따라 소비하는 소비자까지도 포함되는것이며 직업이나 경제적 신분과는 관계없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제외된채 기업인파 같은 뜻으로만 이용되는 데에는 잘못이 있지않나 생각된다.
물른 언어현상이라는 것은 그 용어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똑같은 뜻으로 서로 이해만하고 있다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상호간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차이가 생긴다면 엄청난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같 다.
경제인의 경우 소비자나 기업인들 가운데에도 경제원칙대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일르 경제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상공인이나 기업인들 모두가 그런 원칙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고 그 개인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합리성에 입각한 것은 아니다. 엄밀한 의미의 경제인이 아닌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재항<대한상의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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