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논술방우리들의수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 … 결국 반지 악용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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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서(상명초 5년)

나는 만약 절대반지를 줍는다면 반지를 쓰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영화 속의 프로도처럼 반지를 내가 직접 불의 산 용암에 넣고 싶지만 내가 반지의 유혹을 참아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하면 나쁜 일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올바른 길은 아름답기는 하나 수고로운데 비해 올바르지 못한 일은 손쉽고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당연히 인간이 절대반지와 같은 엄청난 힘을 갖게 되면 누구나 그것을 사용할 것이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주인공 프로도는 반지의 유혹을 뿌리치지만, 그것은 그냥 영화여서 그렇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부자가 되어 권력을 차지하고 싶어한다. 인간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 그들은 분명히 그것을 나쁜 곳에 쓸 것이다. 그래서 인간 중 하나인 나도 내 자신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욕심 많고 이익을 갖고 싶어 한다. 절대반지를 인간이 갖게 되면 그 인간은 세상을 파괴하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인간들은 선할 때도 있지만 이익을 갖는다면 충분히 나쁜 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인간은 절대반지를 갖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 총평

단락마다 논거 되풀이 '옥에 티'

네 문단으로 잘 짜인 얼개가 좋다. 그리고 절대반지를 주웠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 지에 대해 우선 쓰라고 한 논제에 충실히 따라줬다. 논제파악을 제대로 한 것이다. 특히 도입부의 화제 던지기, 논리전개부의 논증과정, 결말부의 주장 다지기로 글의 완성도를 높인 걸 칭찬하고 싶다.
그런데 ‘인간은 필요에 따라 나쁜 일을 할 수 있다’라는 근거를 각 단락마다에서 되풀이 해 글의 깊이를 떨어뜨린 게 탈이다. 순자의 성악설을 바탕으로 주장(절대반지의 위험성)을 초지일관 밀고 나간 점은 좋은데, 하나의 근거(인간은 필요에 따라 악해진다)를 표현만 바꿔 단락마다 반복했다. 논증과정이 치밀하지 못한 것이다.
또 ‘인간이 절대 권력을 갖게 되면 분명히 나쁜 곳에 쓴다’라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다. 세종대왕처럼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한 예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보기 글에 제시된 플라톤의 『국가』에도 욕망을 절제하는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와있다.
끝으로 ‘~같다’라는 추측어투와 감정이 실린 어투는 조금 수정했다. 자신이 쓴 원래 글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다음 주제=옛날 산이 높고 안개가 짙은 분지에 있던 중국 촉나라에서는 해를 보기가 어려워 개가 해를 보고 짖었답니다. 그래서 ‘견문이 좁은 사람’을 ‘촉나라 개’라고 놀렸지요. 다음 보기 글들은 우리 주변의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며 그런 사람들이 왜 문제이고 그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논술하세요. 반드시 보기 글을 조금이라도 인용해 글을 쓰세요. (600자 ±100) *보기 글은 ‘우리들의 수다’의 ‘초등 주제글 보기’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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