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중소설이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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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좋은 대중소설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의 소설은 수준높은 순수작품과 저질의 섹스·폭력을 다루는 작품으로 너무나 뚜렷이 양분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을 소설이 부족하다.신인이나 기성의 소설가중에 이러한 건전한 대중소설을 쓰는 사람이 나와야하며 그들에 대해 문단이 백안시하지말고 적절한 평가를 해주어야한다는 것이 문단 일각의 주장이다.
우리소설문단은 지금 많은 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있다.
다양해진 사회의 다양한 독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문학은 그 성격상 수준높은 독자에게 접근될 수 밖에 없으며 섹스·폭력을 다룬 소설은 대중층으로부터 일시적인 호기심을 끌수는 있으나 결국은 배척당하고 만다.
우리소설문단에 대중소설이라 할 만한 것이 70년대에 있었다. 상업주의문학등의 이름으로 불리었던 이러한 소설들은 그러나 더 발전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했다.
소설가 서동훈씨는 『남녀간에 사랑을 할듯 말듯 꾸며나간 소위 애정소설이 대중소설의 주류를 이루어 왔다』면서 그것이 대중소설의 한 부분이 될수 있지만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씨는 대중소설은 기복있는 스토리속에 다양한 사건이 펼쳐지면서 한사회의 역사현실이 담겨야 하며 흥미를 주면서도 알맹이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더 쓰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내성의 『청춘극장』, 「어윈·쇼」의 『야망의 계절』, 「시드니·셸던」의 『천사의 분노』등의 작품이 대중소설로서 꼽혀질수 있다면 지금 소설문단의 대중소설은 빈약하다.
소설가 P씨는 『최인호씨의 「별들의 고향」이 서울의 종이값을 올린 대중소설이었다면 이 소설을 능가할 만한 대중소설이 나와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러한 뚜렷한 대중소설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품
그는 여성취향의 애정소설이 풍미하면서 다른 분야를 개척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보았다.
대중소설이 독자를 끌어들일만한 흥미와 드라머를 가지려면 그러한 작품을 쓰는일은 쉽지가 않다. 역사속의 일이라면 충분한 취재가 이루어져야하며 사회문제를 담는다고 할때 소재의 제한이 따른다.
건전한 대중소설이 많이 읽히는 것은 결과적으로 독자층을 넓혀 우리 소설문학을 살찌우는 것이 된다. 순수문학도 대중문학의 그러한 토대위에서 존재해 나갈수 있다. 많은 독자들을 타락한 문학속으로 함몰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좋은 대중소설이 많이 나와야 하며 그러한 소설을 써내는 사람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 문단에서 얘기되고 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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