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지원 특별자금 돈 남아돌아도 쓸수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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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소기업들은 돈이 없어 쩔쩔매는데 중소기업을 돕기위해 마련된 각종 특별자금은 남아돌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가 중소섬유업계에 지원하는 섬유공업근대화기금은 9월말까지 올융자목표 40억원중 15억6천만원만이 나갔고 기계공업진흥회의 기계공업진흥기금은 올 목표 61억원중 33억원만이 대출됐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근대화자금·협동화사업지원자금등으로 대출하고있는 중소기업진흥기금은 4백54억원중 3백36억원만이 풀렸고 중소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시설투자및 운전자금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특별자금도 올목표 5천억원중 3천2백61억원이 대출돼 아직 1천7백여억원이 남아있다.
특히 시설투자자금의 경우 올해 계획된 1천2백억윈중 9월말현재 4백14억원만이 나가 극히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있다.
은행돈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이보다 상환조건이나 금리면에서 훨신 유리한 이들 각종기금이 남아도는것은 준비된 돈이 넉넉해서가 아니라 중소기업이 담보능력이 부족하고 대출절차등이 까다로와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소기업진흥기금중 참신한 아이디어나 신기술을 기업화하는데 지원해주는 창업조성지원자금을 빌어쓰려는 기업이 충분한 담보능력이 있을턱이 없는데도 담보가 없으면 아예 얻어쓸 생각도 못하는 형편이다.
또 설령 담보가있다해도 싯가보다 훨씬 낮게 산정되거나 중소업체의 시설중 가장많은 투자가 필요한 금형은 아예 담보로 잡아주지도 않는다.
토지나 건물도 감정원감정가의 70%정도만 쳐주기때문에 감정원감정가가 싯가의 70%정도인점을 감안하면 결국 싯가외 절반정도밖에 셈이되지않는 실정이다.
담보가 없을경우 신용보증기금의 빚보증을 받으면 되지만 중소기업들은 보증을받는 어려움을 토로하고있다.
신용보증기금으로서도 빚보증을 서준기업이 쓰러지는통에 매년2백억∼3백억원씩을 대신 물어주는 상황이어서 보증심사를 극히 까다롭게하고있어 중소기업이 제풀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또 중소기업특별자금같은것은 말만「특별」이지 일반대출과 다를게 전혀없다.
운전자금의 금리가 년10.5%로 1년후 일시상환케되어있고 어차피 담보를 잡히고 빌어쓰기는 일반대출과 똑같다.
게다가 융자기간을 연장하려면 특별자금의 재원부족등을 이유로 년17.5%의 신탁자금으로 바꿔쓰도록 종용하고있어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높은 금리부담을 감수하지 않을수 없게되었다.
이에따라 중소업계는 이른바 정책자금은 신용으로 빌려주고 중소기업특별자금의 상환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 계속 낮은 금리를 적용하며 중소기업이 대부분 부품생산업체로 금형제작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있다는 점을 고려, 금형도 담보로 잡아줄것을 바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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