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사건은 법치주의 믿음 다질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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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패사건은 국가에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 퓨어(56·사진)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검사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퓨어 검사장은 대검찰청과 한인검사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5 서울 국제 형사법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검찰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수사와 관련해 “대형 부패사건은 법치주의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하지만 반대로 법치주의 믿음을 다질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강조했다. 인구 400만 명의 LA시를 관할하는 검찰청의 수장인 퓨어 검사장은 LA시 의원, 캘리포니아 주 의원 등을 거쳐 2013년 임기 4년의 검사장에 당선됐다. LA시 검찰청엔 총 90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이 중 500명이 검사와 변호사다.

 퓨어 검사장은 부패사건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검찰이 수사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서나 수사결과의 질에 대해 의심을 품는 일이 생긴다”며 “민주주의는 개인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공적 성격의 국회 대책비를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공직자가 어떻게 돈을 받고 어디에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를 자세하게 요구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국민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캐나다·호주·중국 등의 한인 재외동포 검사 65명과 국내 법조인 70여 명 등 총 130여 명이 참석했다.

글=박민제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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