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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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즈음같이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 잠을 깨서 창문을 활짝 열고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려 들면, 또는 찬물에 손을 담그고 막 세수를 시작하려 들면 영락없이 재채기가 몇차례씩 나오면서 콧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환자들이 바로 그들로,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들이다.
처음엔 대개 코감기려니 하고 지나치다가 매년 같은 계절에 같은 증상이 반복해 나타나게 되니 예사감기가 아니라는 것을 환자 스스로가 느끼게 된다. 부모나 형제중에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집안식구간에 전염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유전적 소인을 같이 타고 났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서는 콧물 재채기 뿐만 아니라 코가 막히는 증상, 코끝이나 입천장 목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눈이 가렵거나 충혈되고 눈곱이 끼고 눈물도 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세가 같이 나타나는 수도 많다. 물론 기관지 천식의 증세가 같이 있는 경우도 많으며 어릴적에 태열의 병력이 있던 예들도 많이 본다.
집먼지나 집먼지 좀진드기가 그 원인일 경우엔 증상이 대개 통년성으로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고 꽃가루가 원인일 경우엔 한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인이 꽃가루로 쑥꽃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어 쑥꽃이 피고 그 꽃가루가 날 철인 요즈음엔 이런 환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통년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환자에서도 요즈음이 증세가 심해지는 계절로 기온 및 기후의 변화가 증상을 유발시키는 방아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 선 여름철에 선풍기 바람이나 에어컨디셔너의 찬바람을 쐬면 증상이 나타나는 수도 있다. 즉 찬공기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치료는 대중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데 그 부작용중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이 가벼운 수면작용이다.
따라서 환자가 운전을 한다든지, 위험한 기계조작등을 해야 하는 경우엔 투약에 주의하여 야 한다. 임신초기에도 투약을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원인이 꽃가루인 경우엔 꽃가루가 날리기 2주일 전부터 예방치료제를 사용한국기 시작해서 그 꽃철동안 계속해서 사용함으로써 증상을 미리 예방할 수도 있고 면역요법이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만 있는 환자라도 언젠가가 기관지천식의 증상이 발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도반응도의 과민성 여부를 미리 측정하여 예방치료나 면역요법으로 사전에 방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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