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전성기 폼 찾기' 족집게 과외 받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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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찬호가 롯데호텔 골프연습장에서 실전피칭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김성근 코치가 박찬호의 투구폼을 고쳐주고 있는 모습. [팀61 제공]

서재응이 광주구장에서 기아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태극마운드의 '투 톱'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LA 다저스)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꽁꽁 언 추위도 녹일 기세다. 이들의 훈련소식에 대표팀 마운드의 겨울은 저만치 물러갔다.

박찬호는 전성기 시절 투구폼을 찾기 위해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김성근 지바 롯데 순회코치를 초빙, 100개 가까운 실전투구를 하며 투구폼 교정에 땀을 쏟았다. 박찬호는 호텔 내 골프연습장에서 친구 두산 홍원기를 포수로 삼아 투구를 했고, 김성근 코치는 투구폼을 면밀히 살펴본 뒤 박찬호와 한 시간 이상 의견을 나눴다.

서재응은 이날 광주구장에서 시작된 기아의 팀훈련에 참가, 체계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오전 9시30분 기아 포수 김상훈과 함께 야구장에 도착한 서재응은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러닝과 스트레칭 등을 소화했고 캐치볼로 투구감을 조율했다. 전날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데 대한 감상 같은 건 전혀 없어 보였다. 서재응은 20일까지 기아 선수들과 훈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기아의 플로리다 캠프에도 합류한다.

이날 박찬호의 투구를 지켜본 김 코치는 "투구 흐름이 끊겼던 나쁜 습관은 좋아졌지만 하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상체로만 던지고 있다. 그래서 공을 최대한 끌고 나와 던지는 게 아니라 밀어서 던진다. 팔에 힘이 있는 초반에는 버티지만 힘이 떨어지는 중반 이후 제구력이 흔들리고 공이 높아 장타를 허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 "오늘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동작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후반에는 조금씩 좋아졌다. 10일 정도 꾸준히 폼을 의식하며 훈련하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감독님과 충분히 의견을 나눴고, 비디오와 사진으로 폼을 다시 봤다. 좋았던 때의 폼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10일 출국하기 전 한번 더 감독님과 훈련하고 싶다. WBC는 물론 올 시즌이 무척 중요하므로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찬호가 속한 파드리스는 6일 베테랑 왼손투수 숀 에스테스(32)를 영입했다. 에스테스는 지난해 7승8패에 그쳤지만 왼손이라는 이점을 안고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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