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카르 불 전 대통령, 정계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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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1년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의「미테랑」후보에게 패한 뒤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던 「지스카르-데스탱」전 프랑스 대통령이 23일 실시된 퓌드돔지역 보궐선거에서 총 유효 투표수의 63·23%를 얻어 하원의원에 무난히 당선, 정계에 복귀했다.
이 선거에서의 좌파후보 득표 율은 30%이하 (사회당20·44%, 공산당 6·15%) 였다.
프랑스 역사상 전직대통령이 하원 등에 다시 진출, 정치일선에 복귀한 것은 「지스카르」 가 두 번째다.
제3공화국 때의 「레몽·프왱카레」대통령 (1913∼1920) 은 대통령 역임 후 다시 지방의회의원을 거쳐 상원의원에 당선, 정치생활을 계속했다.
「지스카르」전대통령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82년3월 중남부 소도시 샤말리에르에서 지방의회 의원에 출마, 당선했었다. 당시 그는 『30년간의 정치생활에 이어 계속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고 지방선거에 출마했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지방의회 의원과 하원의원 코스를 밟았던 「지스카르」의 하원 재진출은 따라서 그의 원점으로부터의 재출발 이후 두 번째 도약이 되는 셈이다.
이제 하원의원이 된 「지스카르」가 88년 대통령 선거에 새로 도전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나 하원 진출이란 그의 본격적인 정계복귀가 야당인 우파진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하원의원에 당선된 「지스카르」에게 축하 전문과 메시지를 보낸 「자그·시라크」파리시장이나 「레몽·바르」전수상등 우파의 차기 대통령 후보 선두주자들에게 그의 정계복귀가 썩 달가운 일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지스카르」의 추종 세력들은 그의 하원의원 당선을 계기로 『「지스카르」를 다시 엘리제궁(대통령관저)으로 보내자』고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지스카르」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정파인 프랑스 민주연합 (UDF) 의 하원지도자들과 지극히 불편한 관계에 있는 만큼 그의 하원진출은 우선 그의 정파 안에서부터 작은 회오리를 일으킬 것 같다.
「지스카르」의원은 금년초 자신의 정치생활과 신념 등을 엮은『3명중 2명의 프랑스인』 이란 책을 내 15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 셀러 저자가 됐었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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