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프로농구] 대타라고요? … 알고보니 대타(大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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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두 종류의 오용준(오리온스)이 존재한다. 김병철이 부상하기 이전과 그 이후의 오용준이다.

▶김병철 발목 부상=2005년 12월 20일 삼성과의 경기.

▶12월 20일 이전까지의 오용준=평균 8분34초 출장, 경기당 2.8득점.0.6리바운드.

▶20일 이후 여섯 경기의 오용준=평균 34분50초 출장, 경기당 15.3득점.3.2리바운드.

극적인 변화다. 그렇다면 김병철이 돌아오면서 다시 자리를 빼앗겼을까. 아니다. 김병철은 지난해 12월 31일 부상을 털고 동부와의 경기에 나섰다. 그 경기에서도 오용준은 김병철과 함께 뛰며 17득점 했다. 다음 날인 1월 1일 전자랜드전에서는 12득점 했다.

오용준은 낯선 이름이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0번째로 동양(오리온스 전신)에 지명된 오용준은 데뷔 시즌 28게임에 출장, 평균 8분34초를 뛰며 경기당 2.8득점 했다. 2년차인 2004~2005시즌에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엔트리에도 끼지 못했다. 오용준에 대해 오리온스 코치진은 "재능은 있지만 부족한 점이 많은 선수"라는 평가를 해 왔다. 그러나 지금, 오리온스 포인트가드 김승현은 결정적 순간에 오용준에게 공을 넘긴다.

삼성 이세범도 올 시즌 재발견됐다. 용산고와 중앙대 시절 명가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에서는 주전으로 뛴 적이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준호 삼성 감독은 이정석의 백업 가드로 SK에서 이세범을 데려왔다. 이세범은 이정석이 다친 지난해 11월 19일까지 평균 10분여를 뛰며, 평균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정석이 코트를 비우고 풀타임 출전 기회가 주어진 11월 20일부터 지금까지 평균 4.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석이 돌아왔지만 이세범의 자리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KCC 손준영은 조성원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KT&G 양희승과 김성철의 부상은 전병석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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