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 태도 바꾼 건 대외여론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적이 18일의 판문점실무접촉이 결렬 위기에 빠질 만큼 강력히 내세웠던 「서울직송」 주장을 철회한 것은 이에 대한 대 내외의 거센 비판여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원래 물자 제공보다 정치선전에 마음이 더 있었던 북한측은 전달장소를 실무접촉의 제1쟁점으로 하여 공세를 꾀했으나 이로 인해 정치선전의 저의만 노출돼 적십자정신과 국제관례에 위배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것이다.
북한측이 태도를 돌변한데는 인도주의적 외양을 계속해야만 버마 사건 1주년을 기해 재연될 북한의 폭력주의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을 무마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적 측은 판문점인도에 동의하면서도 피해지역 현지까지 구호물자를 직접 실어다 주는 것이 국제적십자의 일반원칙이라느니, 한적 측이 일방적으로 실무접촉을 결렬시키려한다느니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 그들의 성실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우리측은 인도 장소에 대한 북적측의 태도 변화에 따라 9월말까지 물자를 인천·북평항과 판문점으로 가져오면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과연 북적측이 그때까지 물자를 보내올지는 두고 봐야할 일이다. <김현일 기자>
@김현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