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인준 건너뛰기 부시 편법인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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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4일 상원이 휴회 중인 것을 이용, 상원 인준 절차를 건너뛰고 국방부.국무부.국토안보부 고위 관리들을 잇따라 임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존 볼턴 유엔 대사 임명이 민주당의 반대에 부닥치자 상원 휴회 중에 임명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고든 잉글랜드 해군장관을 국방부 부장관에 임명했다. 또 국방부 공보담당 차관보 겸 대변인으로 도런스 스미스를,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엘런 소어브레이를 국무부 난민.이민 담당 차관보로 임명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의 조카 줄리 마이어스는 국토안보부 이민.세관 담당 차관보로 임명됐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은행 총재가 된 폴 울포위츠의 후임으로 지난해 5월 잉글랜드 해군장관을 국방부 서열 2위인 부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상원 일부에서 인선에 문제를 제기해 상원 인준을 받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부장관 직무대행이라는 직함으로 사실상 부장관 업무를 해왔다. 소어브레이는 낙태 반대 등 보수성 때문에 민주당과 여성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마이어스는 조직 관리 경험이 거의 없는데도 발탁돼 '정실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관료에 대해 의회가 인준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의회 휴회 중 임명하기도 한다. 이 경우 의회가 새로 구성되면 다시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의 새 의회는 2007년 1월에 구성된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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