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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항 '자유교조' 9일 창립준비위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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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항할 '뉴라이트' 진영의 교원노조가 이르면 3월 설립된다. 이를 위해 9일 창립준비위가 출범한다.

가칭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을 추진 중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5일 "국가독점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정책과 수구좌파적인 전교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 선진 세력이 필요하다"며 "9일 자유교조 창립준비위를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30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순회 설명회를 거쳐 3월 노조 설립 등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트 진영에선 지난달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교사단체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자유교조 측은 "규모나 논의의 진척 정도에서 자유교조가 전국연합을 앞선다"고 설명했다.

자유교조엔 신 대표 외에도 조전혁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상임대표(인천대 교수)와 이명희 운영위원장(공주대 교수) 등이 지도위원으로 참여한다. 정근모 명지대 총장, 김선호 전 경희대 교육대학원장 등이 고문이다. 사학 소속 교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고 자유교조 측은 밝혔다.

자유교조 측은 노조 등록 시점엔 조합원이 대략 3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의 조합원은 9만5000여 명이다.

자유교조 측은 교원평가제를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또 강령에 ▶대한민국 헌법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교육운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단결하며▶교육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권리 획득을 위해 노력하고▶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며▶'학생에겐 학교선택권을, 학교엔 학생선발권을' 부여하는 교육혁신을 추진하고▶과격한 투쟁은 배격한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신 대표는 "전교조가 반체제적인 교육을 위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을 위한 교육, 헌법가치에 기초한 교육을 표방한다"며 "전교조가 교사를 노동자라고 하지만 우린 교육자란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노조의 대항마로 노조를 만드는 것은 과거 '어용 노조'외엔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뉴스 분석] 교원평가 수용 등 전교조와 차별화

뉴라이트 진영의 자유교원조합(자유교조) 설립 추진으로 교육현장에 정반대 이념을 지향하는 두 개의 노조가 맞설 전망이다. 자유교조는 출발부터 전교조의 '대체재'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교조와 달리 자유교조는 신자유주의적인 입장이다.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는 노동자라기보다는 교육자란 점 또한 뚜렷이 했다. 그래서 노조이긴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조합'과 같은 형태를 염두에 둔다. 집단적 처우 개선을 내세우기보다는 교원 개개인의 실력에 기초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자유교조가 특히 전교조와 갈라지는 지점은 평준화 정책이다. 전교조는 평준화를 물러설 수 없는 원칙으로 고집한다. 반면 자유교조는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학교엔 학생 선발권을 주자'는 강령을 채택할 계획이다. 평준화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유교조의 출현으로 단기적으론 교육 현장의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조합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전교조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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