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동안 고아 천8백명 돌봐|“훌륭한 사회인되어 올때 보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올해의 제20회 용신봉사상수상자로 군산에서 만83년째 삼성애육원을 운영해온 정중흥씨(70·전북 군산시 신창동7)가 뽑혔다. 한국 여성단체 협의회(회장 손인실)가 매년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공이 많은 여성을 찾아내 상을 주는 것이 용신봉사상.
『제가 3세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이다음에 크면 불우한 고아와 미망인을 돕는일을 하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6·25전쟁중이던 52년, 제가 살던 군산은 항구도시라 거리마다 방황하는 고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당시 결혼하여 3남1여를 둔37세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는 남편을 설득하고 당시 군산에 있던 외국인 민간원조단체 CAC의 대표였던 영국인 「새비지」씨 등의 도움을 받아 살던 집을 팔고 절터를 사들여 삼성애육원을 열었다.
기독교신자인 그는 47년 창립된 군산YWCA이사로 전쟁 미망인을 위한 기술교육 사업을 한것을 비롯, 최근까지 10여년 넘게 회장직을 맡아 문맹퇴치운동·재소자 선도사업 등을 펼쳐 왔다.
현재 삼성애육원에는 만4세부터 19세까지의 고아 98명을 수용하고 있는데, 그간 이곳을 거쳐 사회에 배출된 인재가 1천8백여명. 그중에는 목사·교사·공무원·간호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제가 키워낸 고아들이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찾아올 때가 가장 보람되고 기쁩니다』고 얘기하는 정씨는 광주수피아여고 출신으로 만학으로 64년 중앙신학교 사회사업과를 졸업했다. 제조업을 하던 부군 황인하씨는 78년 작고. 슬하에 장성한 5남1여. 시상은 20일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리는 제21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상금 1백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