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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0세는 중년"…나이 아닌 기대여명으로 노인 기준 바꿔야

미주중앙

입력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는 65세를 고령의 기준으로 삼는다. 65세가 되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고, 2033년부터는 65세에 국민연금을 받는다. 그런데 고령화 시대를 맞아 그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출생 이후 살아온 햇수가 아니라 남은 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오늘날 65세는 과거보다 건강하고, 의존적이지 않으며 정신력도 있다.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고령 기준을 정하면 기대여명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인구 고령화는 더디게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쉐르보프 IIASA 세계인구프로그램 부국장은 "200년 전에 60세면 초고령이지만 오늘날 60세는 중년이다. 이처럼 우리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나이 기준은 변화해 왔고 건강하게 오래 살수록 그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1950년대에 65세인 영국인은 평균적으로 15년 더 살았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평균 24년간 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남은 수명이 15년 이하인 경우를 고령이라고 정의하면 베이비붐 세대는 74세에 고령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셰필드대의 앨런 월커 교수는 "고령의 기준이 시대 흐름에 안 맞는 것은 맞지만 '65세 대신 74세' 하는 식으로 특정 나이를 못 박기는 어렵다. 계층 간 기대여명이 다르고, 심지어 건강수명은 19세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령화가 앞선 유럽은 고령자 연구가 활발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자회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은 종업원 수 2000명 이상인 유럽 대기업 480곳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고령 근로자에 관한 설문조사표 참조>를 한 결과를 가지고 '지금의 75세는 과거의 65세인가' 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냈다. 이에 따르면 응답 경영진의 28%는 근로자의 고령화 문제가 앞으로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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