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24일 기다렸다 … LG ‘제국의 역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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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서 돌아온 LG 에이스 류제국이 17일 잠실 SK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고 시속 147㎞를 기록한 류제국의 직구는 슬라이더로 착각할 정도로 꿈틀거리며 홈플레이트를 파고들었다. [양광삼 기자]

‘제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LG가 류제국(32)의 호투를 앞세워 2연패에서 벗어났다. LG-SK의 경기가 열린 17일 서울 잠실구장. 영화 ‘스타워즈’의 배경음악 ‘제국의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선발투수가 피칭을 시작하자 LG 팬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류제국이 올 시즌 처음 잠실 홈구장에 등판한 순간이었다.

 류제국은 1회 초 잘 맞은 타구가 LG 야수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이 따르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2회 초에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민식을 병살타로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3회 초 2사 이후 네 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류제국은 4회 초부터 다른 투수가 됐다. 도망 다니지 않고 직구 위주의 과감한 승부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은 슬라이더처럼 느껴질 정도로 움직임이 좋았다. 류제국은 7회 초 2실점 했지만 7이닝 동안 8피안타·4실점(3볼넷·5탈삼진)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5일 넥센전 이후 224일 만의 승리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1승을 올리며 LG의 에이스로 활약한 류제국은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오른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발투수인 우규민(30)까지 빠진 LG는 시즌 초 부진에 빠졌다.

 류제국은 지난 9일 수원 kt전(5와 3분의 2이닝 3실점 패전)에서 복귀한 뒤 2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그는 “4회부터 직구 위주로 패턴을 바꿔 공격적인 투구를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긴 침체에 빠졌던 LG 타선은 5회 6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4-2이던 5회 말 SK 채병용으로부터 외국인타자 한나한(35)이 때려낸 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7일 1군에 합류한 한나한은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날렸다.

 수원에서 kt를 6-2로 누른 롯데는 3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20승20패)에 복귀했다. 롯데 강민호는 1-0으로 앞선 1회 초 옥스프링으로부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만루포에 이은 연타석 홈런. 강민호는 올 시즌 날린 홈런 12개 가운데 절반(6개)을 일요일에 때려냈다.

 대구에서 NC는 38세 투수 박명환의 역투에 힘입어 삼성을 2-0으로 이겼다. 6이닝 2피안타·무실점 한 박명환은 LG 시절인 2010년 6월 23일 인천 SK전(5이닝 1실점) 이후 1789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2012년 LG에서 방출된 박명환은 2013년 10월 연봉 5000만원에 NC 유니폼을 입었고, 입단 2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광주에서 KIA는 브렛 필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4-3으로 이겼다. 한화는 연장 10회 말 2사 만루에서 강경학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7-6으로 역전승했다.

글=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프로야구 전적(17일)

▶LG 6-4 SK ▶KIA 4-3 두산 ▶롯데 6-2 kt ▶NC 2-0 삼성 ▶한화 7-6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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