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코로사 '홍과장 감독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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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사 강일구 골키퍼가 충청하나은행 김용현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삼척=연합뉴스]

"어젯밤 내내 잠을 설쳤어요.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그런 생각도 들고…."

핸드볼 코로사 홍상호(38.사진)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4일 삼척에서 벌어진 2005~2006 대한항공배 핸드볼큰잔치 2차 대회 첫날 경기에서 맞수 충청하나은행을 29-26으로 꺾었다. 전반을 14-12, 2점 차로 리드한 채 끝낸 코로사는 후반 들어 장대수의 외곽슛이 폭발하며 15분쯤 21-15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홍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것은 지난해 11월 말이다. 1994~95년 초등학교 코치 생활을 한 후 11년 만의 지도자 생활이다. 공백기가 커서인지 핸드볼 관계자들조차 홍 감독에 대해 물으면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냐"고 반문하기 일쑤다.

95년 코치직을 그만둔 뒤 홍 감독은 일반 회사에 다녔다. 그러다 2000년 코로사로 옮겼다. 영업직이었다. 2001년 코로사가 핸드볼팀을 만들었고, 홍 감독은 창단멤버가 됐다. 대학(경희대)까지 선수생활을 한 경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에 코트를 떠났다. "제대로 된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뛸 자리가 없어졌거든요. 나이도 많고. 그렇게 2005년 11월까지 영업 쪽에서 일했습니다."

핸드볼과의 인연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말 정명헌 사장님이 부르더니 '감독을 맡아 보라'고 하더군요. 전임 박성립 감독이 지휘봉을 놓았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감독 할 만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장미 육종회사인 코로사는 감독.선수가 직원을 겸한다. 19명의 전체 직원 중 핸드볼 선수가 16명이다. 일종의 스포츠 클럽 성격이다. 회사에서 홍 감독은 '홍 과장'이고, 국가대표 골키퍼 강일구는 '강 주임'이다. 이러한 회사의 특성상 전임 감독을 데려오기가 힘들었다. 여자부에서는 김차연(5골)과 송해림.최임정(이상 4골) 등 국가대표를 앞세운 '호화군단' 대구시청이 한체대에 25-17로 낙승했다.

삼척=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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