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ㆍ배추ㆍ고추등 밭 작물은 보다 심각 | 윤송로 유실로 추석 성수품 수급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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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번 물난리로 많은 이재민이 생기고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농작물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농사중 가장 비중이 큰 벼농사에 있어서는 요즘이 농흉을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라는점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논 5%가 직접 수해>
올해 벼 재배면적 1백22만5천ha중 3일 하오 현재까지 물에 잠긴듯이 5만1천4백ha, 벼가 쓰러진 면적이 9천7백4 ha, 비에 씻겨 내려가거나 흙에 휩쓸린곳이 8백54ha등 총6만1천9백58ha가 피해를 입었다. 전체 논의 약5%에 이른다. 물이 빠지고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등 복구작업을 벌이면 벼농사의 피해는 2%이내로 줄일 수 있다는게 농수산부의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호우로 인해 피해는 있었으나 대세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있으나 물이 빠져 실제 농작물 피해가 밝혀질때까지 낙관은 금물일것 같다.
벼가 팬 지난달 20일경 이후 비오기전까지의 작황은 3천7백 52만9천섬을 기록한 작년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보았던 농수산부 농산관계자들도 아무리 복구작업을 벌인다해도 다소의 감산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이고있다.
벼농사 외에 원예및 특용작물도 1천3백69ha의 피해를 보았다고 농수산부는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 무우ㆍ 배추ㆍ 기타 작물등은 사실상 피해상황을 파악할수도 없어 앞으로 수급상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대비해야 할 것 같다.
더구나 간선도로의 유실등에 따라 생산지와 소비지간의 유통도 원활치 못하고 추석명절까지 끼여 당장 성수품의 수급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는 쌀수급 대책으로 농협재래미를 가마당 5백원씩 내리는 한편 방출량도 하루 7천가마를 늘려 1만5천가마씩 풀고 매점매석을 막기위해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또 극심한 흉작을 보인 양파의 수급을 위해 생양파 1만5천t에 해당하는 건조양파 1천2백t을 수입, 라면공장등 대량수요처에 공급하고 마늘은 당초 종자종으로 1천t을 긴급수입하려던 것을 2배로 늘려잡는 한편 고추도 관계부처협의를 거쳐 수입할 것을 검토중이다.
농작물 이외에 수리시설도 l백55개소가 손상을 입어 피해액이 16억9천만원에 이르고 가축도 밝혀진것만도 l만7천6백여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신속한 복구비 지원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 같다.
본사 기동취재망을 통해 이번 비로 입은 농사피해를 지역별로 알아보고 농산물 수급문제를 짚어본다.

<전국서 가장 심해> | <경기도>
이번 호우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심한 지역은 역시 경기도로 나타났다.
벼가 완전히 물에 잠긴곳이 2만6천ha, 벼가 쓰러진 면적이 9백80ha, 유실 또는 매몰된것이 3백82ha등 총2만7천4백ha로 공식집계돼있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및 인근도시의 중요한 일반미 공급기지로 돼있어 이곳의 일반계 벼농사가타격을 입을경우 쌀값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우려되고있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으로는 평택(피해면적 8천2백75ha), 김포(5천5백40ha), 파주 (2천9백69ha), 고양 (1천6백47ha), 강화(1천4백59ha), 부천 (1천1백10ha)등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있기전까지만 해도 벼농사는 일반계 4백34만섬, 다수확계84만섬 이상을 수확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호우로 인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벼는 별타격 없어> | <강원도>
이번호우에도 불구하고 올해 5만5천8백48ha의 벼 식부면적에서 당초 목표했던 1백54만섬의 생산계획량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같은 예상은 당초 작황이 좋아 15%이상의 증수가 전망되었고 재배품종이 대부분 조생종 계통으로 90%가량은 이미 익기 시작해 침수 도복등으로 인한 감수율이 낮을 전망이기 때문.
강원도농정국 안익준작물계장은『현재까지 파악된 벼피해면적은 유실ㆍ 매몰이 1백l8ha, 도복 7백18ha, 침수 4천7백2ha등 5천5백38ha로 전체면적의 10%가량으로 피해면적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나 도복 침수등에 의한 감수율을 20%로 계산해도 피해를 안본 나머지 면적의 작황이 좋아 목표량생산에는 지장이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작물의 경우 성장기에 접어든 김장배추와 한창 수확중인 고추와 대관령등 고랭지의 채소 감자농사에는 지장이 클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에 김장채소 식부면적은 3천9백90ha에 27만3천6백t (배추 16만1천60t, 무우 11만2천5백4Ot 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도복이 많고 토양의 수분도가 높아져 생육에 지장을 받게돼 20% 이상의 감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채소는 배추의경우 현재3∼5일이 돋아나 한창 성장기에 접어들었는데 주산지인 춘성군 춘천시 우두동등에 집중호우로 대부분이 3∼4일 이상 침수돼 생육에 큰 지장을 받고있다.
고추는 9천8백29ha에서 1만1천8백60t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주산지인 평창ㆍ 정선등지에쏟아진 3백t 이상의 집중호우로 가지가 찢기거나 넘어지면서 낙과가 많아 상당량 감수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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