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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산둥에 엔진 공장… 기술 이전 요구하는 베이징 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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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대차가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北京)자동차에 대한 엔진기술 유출을 우려, 첨단 엔진공장을 베이징이 아닌 산둥(山東)에 짓기로 했다.

베이징(北京)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엔진기술 이전을 요구해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3일 "산둥의 소도시인 르자오(日照)시에 엔진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부지 매입에 들어가 3월께 공장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설영흥 부회장은 지난달 정몽구 회장에게 "베이징에 엔진공장을 지으면 기술 유출 우려가 있어 산둥에 쎄타엔진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둥 엔진공장은 연산 30만 대 규모로 2000㏄ 쎄타엔진을 생산하게 된다. 베이징 공장까지 육로로 4~5시간 걸리는 산둥은 설 부회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대차 기획실에서는 산둥이 물류 면에서 불리하고 소도시라 인적자원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차는 지난해 하반기 착공하기로 했던 베이징 2공장의 부지 매입을 막으면서 기술 이전을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연산 30만 대 규모로 100만 평의 부지가 필요한 베이징 2공장은 건설이 1년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2공장에선 클릭.베르나.신형 레저용차(RV)가 생산된다.

현대차 중국사업실 관계자는 "쎄타엔진은 지난해 개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수출하는 첨단 엔진인 만큼 베이징차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도 넘겨주기 어렵다"며 "산둥에 엔진공장을 지으면 옌청(鹽城)의 기아차에 엔진을 공급하는 것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07년 산둥에 쎄타엔진 공장을 완공하면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차의 차세대 중형차(로체)에도 엔진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연산 30만 대의 베이징 2공장을 지난해 하반기에 착공, 2007년 초 완공할 계획이었다. 2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연간 60만 대를 생산해 중국 최대규모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베이징차와 2002년 10월 지분율 50 대 50으로 합작해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했다.

◆ 강화된 중국 자동차 규제=중국 정부는 자동차 회사를 설립할 때 중국업체와 5 대 5 합작을 하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단 부품공장은 외국업체의 독자 투자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쎄타엔진 공장을 베이징차와 합작이 아닌 독자 부품공장으로 산둥성에서 허가를 받았다.

한편 쏘나타와 쎄라토는 중국세계무역조직연구회와 중국 방송협회가 최근 실시한 '2005 중국 생활방식 최고 브랜드'조사에서 자동차 부문 최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김태진 기자

현대차의 중국 사업 일지

▶2002년

- 10월 베이징차와 5 대 5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설립

- 12월 쏘나타 1호차 생산

▶2003년

- 6월 알파엔진 합작공장 베이징에 완공

- 12월 알파엔진 아반떼XD 출시

▶2004년 5월 중국 자동차 업계 최단기간 10만 대 생산 돌파

▶2005년

- 5월 베이징 1공장 15만 대에서 30만 대로 증설

- 9월 뉴쏘나타 출시

- 11월 베이징차, 2공장 부지 매입 조건으로 엔진기술 요구

- 베이징현대차, 연간 23만 대 판매 중국 2위 부상

▶2006년 1월 산둥성 르자오시에 쎄타엔진 공장 건설 결정

▶2007년 베이징 제2공장 완공 예정

▶2008년 100만 대 생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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