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신규제 완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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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주영회장 등 전경련회장단은 30일 『최근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투자의욕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제하고 『국가경제 성장을 위해 정부는 비합리적이고 획일적인 여신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일방적이고 무분별한 대기업비판은 지양돼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날 롯데호텔에서 있은 전경련회장단 기자회견에서 정주영전경련회장은『자본주의체제에서의 균형경제는 성장면에서의 균형이 아니라 소득면에서의 균형이어야 하며 정부는 성장기업의 소득을 세금으로 흡수해 국민의 생활을 안정시켜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자본주의의 몰락을 가져 올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급보증과 연불수출금융은 자금배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우발채무로서 여신규제도 실제로 돈이 나간 순수한 대출만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삼성 현대 대우 럭키 금성 등 10대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10대그룹에 실제로 돈이 나간 대출금비율은 우리나라 전체 대체대출금의 10·6%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그룹의 대출금에 연불수출과 지급보증 등을 합하면 우리나라 총대출금의 30·2%를 점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정회장은 또『대기업에 대한 대출과 이들 대기업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산업효과 등을 비교하면 현행 우리나라 여신은 죄악시하기는커녕 가장 효율적인 여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정회장, 구자경 럭키금성회장, 송인상 동양나일론회장, 정인욱 강원산업회장, 이필석 국제화재해상보험회장 등이 참석했는데 이들도 최근의 투자분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외채상환도 대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통해서 가능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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