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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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민주당이 지난달 「먼데일」전직부통령을 대통령후보로 지명한데 이어 공화당은 최근 「레이건」 현직대통령을 지명했다.
이로써 금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공화당의 보수 강경과 민주당의 진보온건의 대결로 나타나게 됐다.
이 같은 보수와 진보의 경합양상은 미국 정치사의 전통적 특색이기도 하다.
공화당은 뿌리깊은 미국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다. 그 중에서도 「레이건」은 특히 강경 우파에 속한다.
지난 3년7개월 간의 그의 치적과 이번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공화당의 정강으로 보아 그의 보수 강경 노선은 좀처럼 늦춰지지 않을 태세다.
따라서 대형 국방예산에 의한 군사력증강, 예산지출 삭감과 대폭 감세에 의한 경제재건, 대소 강경 노선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은 도덕과 이상을 추구하는 미국 진보주의 세력을 대표한다.
따라서 공화당이 군사력 증강과 지방에 대한 안보를 강조하는데 비해 민주당은 사회복지와 지방의 국내 자유와 인권, 그리고 동서 대화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 때문에 금년 선거는 「레이건」류의 강경 보수주의가 미국에 정착되느냐, 아니면 온건진보주의로 대체되느냐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부유층과 군부를 지지기반의 핵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성과 노동자, 그리고 흑인을 포함한 소수민족 및 하층시민을 지지세력으로 해놨다.「먼데일」이 여성을 부통령후보로 하여 흑인세가 강한 남부와 가난한 노동자가 많은 공장지대를 파고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먼데일」이 「페라로」를 동일티키트로 한 것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최근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페라로」 는 최근 재산관계로 인기가 떨어진데다 「먼데일」과 같은 온건진보파이고 동부출신이어서 보수파의 표를 끌어 모을 수가 없고 남부에 침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여성후보 지명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미국인들은 「카터」에 의해 약화된 미국을 「레이건」이 다시「강력한 미국」으로 끌어올리고 서방세계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했다고 믿고있다.
재정적 우의 팽창으로 실업률이 높아져 한때 「레이거노믹스」에 대한비판이 높고 「레이건」에 대한 지지율도 최하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작년 후반부터는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 생산·고용·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됐고 미국 유권자들이 최근 보수적 성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추세로 보아 현재로서는 「레이건」이 훨씬 우세한 편이다.
양당의 정강정책에 나타난 대외정책엔 큰 차이가 없어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정책이 그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남북이 대치돼있고 한반도의 장래에 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이때 우리로서는 최상의 상대라는 현재의 한미관계와 미국의 안보공약 유지가 최대의 관심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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