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라 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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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두라. 세계지도엔 잘 나타나지도 않는 작은 섬. 인도네시아의 수도자카르타가 있는 섬 자바. 그 자바의 동북쪽에 위치하는 섬이 바로 마두라다.
우리 기업이 해외 유전개발사업에서 첫번째 성공을 거둔 곳이다.
유전은 그 섬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섬 서쪽 해역의 바다 가운데 있다.
인도네시아는 섬이 모두1만3천6백77개나 되는 섬나라다. 그 섬들에서 나오는 석유가 하루 1백60만 배럴. 인도네시아 국내 소비를 충족하고도 연92억달러 어치를 수출한다.
그러나 원유가 계속 개발될 경우 생산량은 이제 하루 1백82억 배럴까지 늘어나게 됐다.
마두라유전은 바로 새로 개발된 유전중 하나다.
그곳에서 시험 생산된 원유 42만8천 배럴이 태국적 유조선 마운트샴호에 실려 27일 여수항에 도착한다.
그 양은 대단한 게 못되지만 「석유」를 소원해온 국민들에게 작은 선물이 될듯하다. 그곳의 생산량 1만 배럴은 우리의 하루소비량의 60분의1에 불과하다.
동자부의 추정으론 그곳의 가채 매장량은 원유 2천2백만 배럴과 천연가스 4천6억 입방피트. 역시 많은 건 아니다.
그러나 이게 우리 손으로 해외에서 직접 개발해 얻은 첫 수확이고 72년 이 사업에 나선 후 12년만의 성과인 점에서 대견하기만 하다.
지금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마두라광구 외에도 세계 여러 곳에 진출해서 석유 찾기에 나서고 있다.
마두라광구 외에도 인도네시아에는 아담광구가 있다. 킬리만탄주 동쪽.
오는 9월 첫 시추공을 뚫고 금년 안에 9개를 뚫을 계획이다.
북예멘 마리브광구. 수도 사나시동북쪽 2백㎞지점에 있는 육상광구다. 연초부터 시추에 착수, 4천2백m를 뚫고 유전을 찾아냈다.
테스트결과 하루 생산능력은 7천8백배럴. 마두라의 1만배럴 보다 적다. 세계 최대의 경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접경하고 있으면서 아직까지 석유가 나오지 않은 북예멘으로선 당연히 대단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기름이 펑펑 쏟아진다 해도 그곳 역시 미국 헌트사의 지분이 75·5%나 돼 우리가 얻을 몫은 너무 적다.
말레이지아 사라와크 광구도 있다. 아직 계약추진단계지만 우리의 해외 석유개발 꿈을 모으고 있다.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이면서 경제발전을 추구해야하는 우리의 입장에선 불리한 조건이라도 해외 유전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건 너무 당연하다.
그게 우리의 살길이고 우리의 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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