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윌리엄·클라크저|"개도국 외채폭발" 가상한 소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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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금부터 3년 후인 87년9월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IBRD)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장에 멕시코대통령이 돌연 나타나 『채무국들이 빚의 멍에에서 벗어나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그러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우리 채무국 일동은 오늘 정오를 기해 일체의 채무상환을 중지해야 한다』고 폭탄적인 제의를 한다.
이 제의는 미·영·서독 등 선진공업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투표에 부쳐져 절대다수인 개도국그룹의 지지를 받는다.
이것을 계기로 돈을 빌려주고 있는 선진국그룹인 「북」과 빚을 지고 있는 개도국그룹 「남」간에 정면 경제전쟁이 시작된다.
「맥나마라」총재밑에서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윌리엄·클라크」씨가 최근 런던에서 출판한 『대변동』(Cataclysm)이 그려 놓은 시나리오다.
이 책은 현재 약 8천억달러에 달하고 있고 계속 늘어만가는 개도국의 외채문제가 폭발하는 것을 가상해서 쓴 미래소설이다.
소설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멕시코가 앞장서서 「빈국연맹」을 형성, 채무상환 중지를 선언하고 이에 맞서 미·영·불·서독·일본등 5개선진국 재무장관회의는 채무를 안갚는 나라들을 IBRD·IMF기구에서 축출하는 한편 「북」에 있는 그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한다.
이 소설은 구성이 허황한 데가 없지 않으나 저자 자신이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경제전문가라는 점과 이 책을 쓰기 전에 「맥나마라」전 세은총재, 「오오끼따·사부로」전 일본외상, 「로버트·패스터」「카터」 부 남미정책자문관등 수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끈다. 【런던=이제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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