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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선율 모차르트를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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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7일은 모차르트의 250회 생일이다. 올해는 1991년 모차르트 서거 200주기 이후 15년 만에 맞는 '모차르트의 해'다. 새해 벽두부터 전세계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의 열기로 뜨겁다. 35년의 짧은 생애 동안 626곡에 이르는 주옥같은 선율을 빚어낸 천재 작곡가를 기리는 행사가 국내외에서 열린다.

◆ 잘츠부르크=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25세때까지 살면서 대주교 소속 궁정 음악가로 활동했다. 7월 24일~8월 31일에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22곡에 이르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전편을 상연한다. 10년간 준비해온 야심찬 프로젝트로 대부분 새 프로덕션이다. 7월 26일 모차르트 하우스(1650석) 개관 공연에서는 축제에서 가장 자주 상연됐던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린다.

잘츠부르크 시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브랜드 가치는 54억 유로(약 7조 10억원)에 달한다. 로레알.폴크스바겐.MTV 등 유명 상표보다 더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차르트는 티셔츠.연필.손목시계.초콜렛.골프공.인형 등 캐릭터 상품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2005년 잘츠부르크 음악제 기간 중 이곳을 방문한 23만명 중 외국 관광객이 70%를 차지했다. 티켓 판매수익만 2388만 유로(약 315억원), 축제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1억 6800만 유로(약 1890억원)라는 분석이다.

◆ 빈=모차르트는 생전에 빈을 가리켜 '음악 하기 가장 좋은 도시'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피가로의 결혼''코지 판 투테''돈조반니''마술피리' 등 대표작을 작곡했고 콘스탄체와 결혼해 6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 중 4명은 낳자마자 목숨을 잃었고 둘째 아들 칼은 이탈리아에서 공무원으로, 막내 아들 프란츠는 음악가로 활동했다.

모차르트가 살면서 '피가로의 결혼'을 완성했던 집(피가로 하우스)이 개.보수돼 27일 '모차르트 하우스'로 다시 문을 연다. 뮤지컬 극장으로 쓰이던 '테아터 안 데어 빈'(1000석)은 올해 모차르트의 작품만 올리기로 했다. 1801년에 개관해 베토벤의 '피델리오'를 초연한 극장이다.

빈 무지크페어라인에서는 27일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를 연주한다. 서거일인 12월 5일 빈 콘센투스 무지쿠스(지휘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미사 c단조'를, 빈 슈타츠오퍼가 '레퀴엠'을 연주한다. 3월 17일~9월 20일 빈 알베르티나 박물관에서는 모차르트 특별전 '모차르트-18세기말 빈의 계몽주의 실험'전이 열린다. 모차르트의 작품에 영향을 준 시대상과 미술 작품, 도시를 주제로 한 전시다. 4월 7일~10월 29일 매주 금.토.일요일 빈에서 오전 8시 34분에 출발해 밤 9시30분에 돌아오는 '빈-잘츠부르크-빈 유람 열차'가 운행한다.

◆ 프라하=모차르트는 1787년 프라하에서 '피가로의 결혼'을 지휘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돈조반니''티토왕의 자비''교향곡 제38번'을 프라하에서 초연했다. 모차르트를 프라하로 초청한 성악가 요제파 두세크는 "이곳 사람들은 온통 피가로 얘기 뿐"이라고 썼다. 모차르트는 "프라하 사람들은 내 음악을 이해할 줄 안다"고 했다. 27일 생일에는 체코 필하모닉이 '돈조반니' 서곡, 클라리넷 협주곡, '프라하 교향곡'으로 갈라 콘서트를 연다. 3월 1일~9월 30일 체코 국립박물관과 음악박물관에서 '18세기말 프라하의 음악생활'이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린다. 7월 16일~8월27일 '돈조반니'가 초연됐던 '문화재 극장'에서 같은 작품을 상연한다. 12월 5일에는 체코 방송 교향악단이 '레퀴엠'을 연주한다.

◆ 뮌헨.라이프치히=모차르트는 11년의 세월을 연주 여행으로 보냈다. 그는 "여행이 없다면 인간은 보잘 것 없는 피조물"이라고 썼다. 그가 거쳐간 곳은 벨기에.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오스트리아.스위스.슬로바키아.체코 등 10개국의 200개 도시. 마차의 속도는 시속 5.5~7.5km. 잘츠부르크에서 뮌헨으로 가려면 꼬박 이틀이 걸렸다. 요즘엔 인터시티 열차로 9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진흙탕에 바퀴가 빠지기 일쑤였고 이탈리아에서는 노상 강도를 만나기도 했다.

뮌헨 슈타츠오퍼에서는 27일~2월 14일 '티토왕의 자비''코지 판 투테''후궁 탈출''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돈조반니' 등 오페라 6개를 상연하는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연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는 1789년 5월 12일 모차르트가 라이프치히에서 지휘했던 프로그램을 재현한다. 모차르트 하프너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D장조 K 537, 피아노 협주곡 C장조 K503,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단조 K 475, 주피터 교향곡 등 2시간 30분이 넘는 프로그램이다.

◆ 뉴욕=뉴욕 카네기홀에서는 27일 사이먼 래틀 지휘의 베를린필이 '관악기를 위한 세레나데''프라하 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제27번(협연 알프레드 브레델) 등 모차르트 콘서트를 연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코지 판 투테''마술피리''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 오페라를 상연한다.

◆ 서울=세종문화회관과 서울튜티체임버(음악감독 이옥희)는 지난해 시작한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회'를 올해도 7회 진행한다. 서울시향(지휘 정명훈)은 12월 27일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한다. 서울시합창단은 6월 16일, KBS 교향악단은 6월 15~16일 '레퀴엠'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으로 '돈 조반니'(4월 20~23일)를 상연하고 4월 1~23일 교향악축제에서도 모차르트 작품이 매일 한 곡씩 연주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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