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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공 서열제가 무너진다|일본 주요기업 인사실태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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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신성순특파원】일본기업의 특색이자 장점으로 알려져 온 종신 고용제와 연공서열제라는 2개의 지주중 하나인 연공서열제가 고령화사회의 진행에 따라 무너지고 있음이 일본노동성의 외곽단체인 고령자 고용개발협회 (재단법인·회장화촌인팔낭)의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전국 주요기업 1천1백82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앙케트 방식으로 실시한 이번의「고령화·정년연장과 인사관리에 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종신 고용제는 계속 유지하겠다(77·6%)는 회사가 많았으나 연공서열제에 대해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57·6%)는 회사가 과반수를 훨씬 넘었다.
근로자들의 의식 속에도 화이트칼러 (관리직)나 블루칼러 (근로직)를 불문하고 연공에 의한 경험, 기능의 의의는 적어지고 있다(65·1%)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연공서열제를 대신할 새로운 제도로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은 자격제도 (64·8%)와 전문직제도 (31·2%).
전문직제도를 현재 채택하고 있는 기업은 3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많지 않으나 이 제도를 검토중인 기업14%를 합하면 45%에 달하고 있다.
자격제도는 포스트(자리)부족 대책, 종업원의 의욕향상을 위한 대책으로 7O년대 초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실시하고있는 기업중 86%가 자격과 임금을 연결시키는 등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있다.
그러나 전문직제도는 7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지게 늘고있으나 전문직으로서의 업적평가, 인재 양성 등의 난점, 그리고 직무내용의 불명확 등 문제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공서열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증후로는 직위정년제의 도입이나 고령자에 대한 급여 인하 등을 채택하거나 채택하려는 기업체가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조사대상 업체 중 44·4%가 연공및 임금재조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임원의 정년제는 필요하다』 『선택정년제·조기퇴직제를 유효하다』 『55세 이후의 급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등의 의견이 50∼70%나 차지했다. 이처럼 연공서열제가 사실상 무너지고있고 종업원들 자신도 연공에 의한 경험, 기능이 새로운 기술의 개발·자동화 등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업원들의 의식의 바닥에는 아직도 『연공서열제 의식이 강하다』(78·3%)고 인사담당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정년은 평균 58세로 55세를 정년으로 하는 기업은 23%로 줄어든 반면, 60세이상 기업이 5O·3%로 절반을 넘었다.
고령화에 따라 주요 직위에 대한 초임연령도 늦어져 계장급이 평균 32·4세, 과장급이 38·5세, 부장급은 46·4세로 10년전에 비해 3·4∼3·8세정도가 늦어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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