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어치 판 NS홈쇼핑, 섭취한 백수오도 환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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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가짜 백수오’보상과 관련해 NS홈쇼핑이 이미 섭취한 제품까지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11일 밝혔다.

“남은 백수오만 환불하겠다”던 기존 입장을 버리고 소비자단체 등의 전액 환불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NS홈쇼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품 하자 여부를 떠나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인 만큼 소비자 피해 구제조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며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구매시기나 개봉여부와 상관없이 전액 환불받을 수 있고 환불 대신 적립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구매액 만큼 적립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불 문의는 NS홈쇼핑 대표번호(080-500-7700)로 받는다.

 NS홈쇼핑이 보상 범위를 넓힌 것은 소비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CJ오쇼핑·GS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 등 6개 업체는 지난 8일 “소비자가 보관하고 있는 남은 백수오만 물량 비율에 따라 환불해주겠다”는 보상 기준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소비자원, 일반 소비자들은 “소극적 대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사실 우리는 내츄럴엔도텍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판매해왔지만 식품전문 홈쇼핑인 만큼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게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재무적인 이유도 큰 영향을 미쳤다. NS홈쇼핑은 백수오 제품 누적 판매액이 11억4000만원(2012년 이후)에 불과해 전액 환불을 해도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

 실제 회사 관계자는 “그 정도(11억) 비용처리는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사항도 아니고 주주 설득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나 나머지 5개 홈쇼핑은 사정이 다르다. 가짜 백수오 제품으로 확인만 되면 거래계약에 따라 제조사와 납품업체에 환불비용 구상권을 청구하겠지만 먼저 전액 환불 하기엔 판매 금액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각 업체에 따르면 백수오 누적 매출 규모는 홈앤쇼핑 900억~1000억원, 롯데홈쇼핑 500억원, CJ오쇼핑 400억~500억원, GS홈쇼핑 480억원, 현대홈쇼핑 100억원 등이다.

A홈쇼핑 관계자는“식약처와 소비자원 모두 과거에 판매된 백수오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데 여론이 안좋다는 이유로 전액 환불하면 회사가 완전히 뒤집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5개사는 이날 “정말 이물질이 섞였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느 물량에 들어갔는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결과를 기다린 다음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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