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체감경기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정도의 기업은 내년 2분기나 3분기가 돼야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3~22일 전국 2353개 기업(대기업 776개, 중소기업 1577개)을 대상으로 한 '12월 기업 경기 조사 및 2006년 업황 전망 조사 결과'를 29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전반적인 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업황 전망에 대해 조사 대상 업체의 60.2%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의 비중은 21.4%였으며 18.5%는 올해보다 오히려 부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 관계자는 "업황 전망에 대해 좋아진다는 응답이 나빠진다는 응답보다 많은 것은 평균적으론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좋아진다-나빠진다'의 차이가 2.9%포인트에 그쳐 기업의 체감경기 회복 기대감은 매우 미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소기업은 업황의 호전을 예상한 업체 비중(22.3%)이 악화를 예상한 업체 비중(19.7%)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도 업황 호전을 예상한 업체(27.5%)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악화를 예상한 업체(12.2%) 비중이 여전히 컸다.
경기 회복 시점도 내년 3분기(31.2%)와 2분기(24.6%)라는 응답이 많았고, 2007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도 20.7%에 달했다.
한편 제조업의 1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5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 100 이하에 머물렀다. 내년 1월의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88로 올해 12월 전망치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