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해냈다"|황정오·김재엽 은메달 순간 고향·교민들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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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선수의고향>
『결국 따냈구나.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은메달도 장한일이다』
LA올림픽에서 유도엑스트러 라이트급에 출전한 김재엽선수 (19·계명대사대교육학과2년)가 은메달을 안았을 때 대구시 대명동 1565의 12 고향집엔 아버지 김경윤씨(48·금성제분대구영업소장)와 어머니 박기선씨 (47)·누나 정희양 (23)·동생 성희양(16)등 일가족과 김선수의 모교(계성고교·계명대)·코지 이영종씨(33·전국가대표선수)·이웃주민등이 TV를 지켜보며 환성을 터뜨렸고 결승전에서의 패배에 안타까움을 금치못했다.
『재엽이가 자비로우신 부처님의 은덕에 힘입어 메달을 따냈읍니다. 그러나 일본선수들에 진것이 너무 허무했어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너무 서두른것 같습니다』
각종 경기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온갖 뒷바라지를 다해온 아버지 김씨는 기쁨보다 아쉬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박씨는 『재엽이가 결승전에 진출하던날 밤 절에서 불공을 드리다 잠깐 잠이든 사이 돼지가 새끼를 주렁주렁 달고 젖을 빨리고 있는 포도원에서 무성한 포도송이를 치마폭에 가득담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김씨 부부의 뒷바라지는 극진했다. 또한 김씨의 정신적인 교육이 큰힘이 됐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씨부부는 김선수가 출국한뒤 경주불국사석굴암과 합천해인사등 전국유명사찰을 돌며 아들의 선전을 기원했고 매일상오3시면 마을앞 대덕산의 오솔길을 2km나 걸어 안일사법당을 찾거나 집에서 정한수에 촛불을 밝혀 예불을 드리곤 했다.
아버지 김씨는 『은메달에 그쳐 섭섭하다』며 『충분한 뒷바라지를 못해준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김선수가 다니는 계명대학과 모교인 계성고등학교에는 일요일인데도 교직원과 유도부학생들이나와 TV앞에서 응원을 보냈다.
【대구=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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