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늘리기서 「실속」 위주로|종합상사들 수출전략 바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내 종합상사들이 실적 위주에서 실속을 차리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꾀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삼성·대우·럭키금성·선경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올부터 정부의 수출포상제도가 바뀌어 예전처럼 30억, 40억달러 탑이 없어지고 1억달러 탑을 중심으로 중소 유망수출업체를 우대하기로 하자 지금까지 외형 늘리기에 급급하던 수출방식을 바꾸어 채산성이 없는 부분에서는 손을 떼고 수입기능과 3국간 거래·국내판매 등을 강화하는 등 종합상사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종합상사의 경우 대부분이 전체 매출의 85∼90%가 수출에 치중돼 있어 종합상사 본래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무리한 외형경쟁으로 적자수출도 강행하는 실정이었다.
일본 종합상사의 경우는 국내판매가 45%, 수입 및 3국간 거래가 30% 정도고 수출은 20∼30% 정도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국내 종합상사들은 단순한 수출대행업무 등 손해나는 수출을 줄이고 수입업무, 3국간 거래, 자원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에 의한 금융참여 등 종합상사의 본래기능을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3일 업계 최초로 TQC(품질관리)체제를 도입하는 등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해 수출비중이 자체외형의 70%로 다른 종합상사에 비해 수입 및 국내판매비중이 큰 편이지만 앞으로는 이를 더욱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또 해외자원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 이미 현대·대성탄좌 등과 함께 알래스카 유연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외에 말레이지아 유전개발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올해 수출목표 28억달러 중 상반기에 목표를 약간 웃도는 12억 6천만달러를 달성, 올해 수출목표는 수정까지는 않지만 내년부터는 수출신장률을 예년보다 적게 잡아 채산성확보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36억달러로 잡은 수출목표를 새로 축소 조정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자체수출능력이 있는 선박은 중공업이 직접 수출업무를 맡도록 하는 등 현대종합상사로 일원화되어있던 수출창구를 계열사로 넘겨 2중의 경비부담 등을 줄이기로 했다.
현대도 북 예멘 유전개발과 알래스카 유연탄 개발에 참여하는 외에 앞으로도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
대우도 앞으로는 남지 않는 수출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아래 실적경쟁 때문에 이제껏 해오던 단순대행업무나 단순한 선박수리 등을 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수출과 새 시장 개척에 주력키로 했다.
또 일부 의류수출업무 및 인력을 대우 어패럴과 신성통상에 넘긴 외에도 계열사의 직수출체제를 갖춰나가고 국내 판매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럭키금성상사는 앞으로 그룹수출에서 차지하는 상사비중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곡물류 등을 비롯, 첨단 기술기기 수입 등 수입기능을 늘리고 인니 유전·호주 유연탄 개발 등 해외사업도 확대하는 등 수출위주경영은 지양한다는 계획.
선경은 82년부터 수익성위주의 수출로 방향을 바꿨고 원유수입은 물론 미 현지에서 옥수수 등을 재배, 수입하는 등 수입부문강화에 적극 힘쓰고 있다.
국제상사도 최근 15억달러 규모의 호주 알루미늄 제련소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부문을 강화하고 내수비중을 높이는 등 수출일변도의 기능을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효성물산도 이미 계열기업의 부동산을 정리한데 이어 앞으로 수익성 없는 대행수출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