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증시 투톱이 떠받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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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해 증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데는 두 대장주의 공이 컸다. 삼성전자는 조정기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코스닥 대장주 NHN은 코스닥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시장의 기대에 실적으로 답해 허황된 꿈이 난무하는 코스닥의 체질을 바꾸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코스피가 올 들어 27일까지 53%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47%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경기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지난해(10조7867억원)보다 30%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 시가총액의 17%를 차지하는 '맏형'의 저력은 시장이 어려울 때 빛났다. 4월 조정 때는 45만원대를 지켜냈고, 10월 하락 때는 55만원선을 방어해 지수가 과거처럼 단번에 고꾸라지는 것을 막았다.

구희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사업부문이 플래시 메모리.LCD.휴대폰 등으로 안정적으로 분산돼 특정 제품군의 경기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IT 경기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초반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10.7% 올라 지수 상승률(5.9%)를 웃돌고 있다. 구희진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했다"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조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단기적인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HN=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외국인들이 유일하게 1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종목이 NHN이다. 연초 5%에 못 미쳤던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웃돌고 있다. 주가는 1년새 2배가 올랐다.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883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윤경 미래에셋 연구원은 "2003년부터 꾸준히 쌓아 온 경쟁력이 분출한 한해였다"며 "'구글 효과'를 본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게임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 이제는 글로벌 기업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평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호지분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20%에 못 미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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