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새지도<106>전문경영인|농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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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농심은 65년 롯데공업으로 출범, 라면과 스낵류를 발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창업자인 신춘호사장이 신격호롯데그룹회장의 둘째동생이어서 농심을 롯데그룹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않지만 적어도 기업차원에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신춘호사장이 신격호롯데회장밑을 떠나 롯데공업을세운 65년부터 사실상 독립한 셈이고 지난 78년 롯데공업을 (주)농심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제는 모기업인 (주)농심을 비롯, 유통업체인 농심가, 율촌인쇄, 농심개발, 농심실업등 계열사와 미국켈로그사와의 합작회사인 농심켈로그등에 4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지난해 총매출이 2천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자랐다.
이중 (주)농심의 매출액이80%를 넘는 1천6백67억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주력상품인 라면이 1천1백3억원정도로 국내시장의 약40%틀 차지하고있고 스낵류에서는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낵류중 간판상품인 새우깡은 14년간을 같은 상표로 이어오면서 지난해 3백억원어치의 매상을 올렸다. 1백원짜리로 치면 국민한사람이 한해에 7봉지 반을 먹은 셈이다.
농심의 경영은 완전히 신춘호사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신사장은 거의 매일생산·관리·영업·연구개발등 분야별로 돌아가며 경영회의를 열고 매달 2, 4번째 월요일에는 상무급이상이 참여하는 임원간담회를 열어 중요문제를 논의하지만 최종결정에 있어서는 신사장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있다.
언제나 일선에서 된다는 느낌에서 스스로 회장이란 이름을 마다할 정도로 사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신사장은 늘 「장이」의식을 강조한다. 스스로가 몸으로 뛰는만큼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자기분야에서 철저한 「장이」가 되어야 한다는것이 그의 지론이다.
형식이나 명분을 따지는 관료의식은 극히 싫어한다. 농심에는 한부서에서만 계속 큰 임원들이 많고 「면」이 중시되는 기업풍토에서 관료출신임원이 전혀 없는것도 신사장의 이같은 경영철학 때문이다.
농심의 또하나 특징은 한번쓴 사람은 끝까지 쓴다는점.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말단사원에서 출발해 올라왔고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일은 극히 예외적인 일로생각되고있다.
농심에서 신회장의 양날개적인 사람으로는 신동화감사(54)와 신문석 부산지사장 (부사장) 이 손꼽힌다.
신감사는 롯데공업창립당시의 창업동지. 신사장의 먼친척이고 같은 동아대출신이라는 점을 떠나 서로가 막역한 친구사이다. 생산본부장 기획조정실장·농심가부사장등을 두루거치면서 신사장의 사업을 도왔다.
신문석부산지사장은 제일생명지사장을 지내다 68년영업부장으로 입사, 71년부터 줄곧 부산지사장을 맡고있다.
농심총매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부산일대의 영업은 거의 완전히 신부사장에 일임되어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고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평.
김영균 농심가사장(53)은 서울대법대출신으로 대평양건설사장을 지내다 작년10월 현직으로 영입되어 왔고 한규상 율촌인쇄사장(47)은 서울대문리대출신으로 농심전무등을 거쳐 82년부터 율촌인쇄의 경영을 맡고있다.
이밖에 농심의 주요경영인들로는 서진희상무·이문희상무·이상윤상무등이 손꼽힌다.
서진희상무(51)는 부산대 법정대 출신으로 72년 과장으로 입사한이래 줄곧자금관계만을 다뤄왔다.
이문희상무 (44)는 서울대공대 기계과 출신의 엔지니어. 65년 창설때 대학졸업반으로 신사장에 발탁돼 일본연수를 마치고는 줄곧 기술개발분야에서 일해 지금은 기술개발 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제품개발 업무를 전담하고있다.
이상윤상무는 71년 대리로 입사, 수입등 해외사업을 주로 맡다 80년부터 영업본부장으로 신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 영업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농심에서 가장 바람이 센 영업본부를 5년가까이 끌고갈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있다.
이밖에 이사급들도 대부분 창설때 사원으로 입사, 잔뼈가 굵은 사람들.
신재익이사 (43) 는 서울대농대출신으로 67년연구실연구원으로 입사한이래 지금까지 연구업무만을 맡고있고 입사동기인 천광찬이사(50)는 생산분야로만 뼈가 굵어 현재 안양공장을 맡고있다.
또 이신웅이사는 한양공대출신으로 공장의 시설분야에서 줄곧 커 지금은 생산본부장으로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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