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선|세계2위 굳혀…작년 수주량 19%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70년대 초 본격적인 수출전략산업으로 등장한 이래 불과 10여년만에 세계 제2위의 조선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81년 세계총선박건조량의 5.5%에 달하는 92만9천GT(용적톤=2. 83GT)를 건조, 일본의 8백40만GT(49.6%)에 이어 세계 제2위로 부상한 이래 82년 1백40만GT(8.3%), 83년 1백54만GT(9.7%)를 각각 건조해 세계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세계 2위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한편 수주량에서는 지난해 3백74만GT로 세계 조선수주량의 19. 1%를 차지, 현재 세계 조선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70년대초부터 연평균 10% 이상의 증가추세를 보이던 세계상선선복량은 79년이후 감소하기 시작, 82년에는 오히려 전년대비 1% 감소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에따라 세계조선의 수주경향은 한배에 여러종류의 화물을 실을수있는 다목적선, 운송효율이 높은 화학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LNG·LPG운반선, 호버크래프트등 특수선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대형 유조선및 화물선의 수주를 받는 한편 고도기술을 요하는 특수선 개발에 연구를 집중시키고 있다.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4대 조선사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주)대한조선공사는 지난 68년 11월 민영화된 이래 73년 대형상선으로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인 유조선 2만GT급 4척, 3만GT급 2척을 미 걸프 석유회사에 인도했다.
이당시 기술수준은 기본설계에서부터 모든 부품에 이르기까지 80%를 수입하고 용접만 국내에서 하는 수준이였지만 74년부터는 노르웨이및 서독등의 조선업계와 기술제휴를 통한 기술흡수를 시작, 설계능력및 생산기술을 개발해 금년3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냉동운반선 2척을 스웨덴의 살렌사, 6월에는 미스탠더드푸르트사에 5척을 각각 건조, 인도했다.
또 현재 화물 컨테이너등 5가지 화물을 수송할수있는 다목적선인 Probocon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건조중에 있다.
조선공사는 지난해 7윌 산업기술연구소를 설립, 연구인력40여명을 확보하고 자체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70년3월 현데건설 조선사업부로 시작한 현대는 72년 4윌 그리스의 리바노스사로부터 26만 DWT(재화중량톤)급 유조선 2척을 수주받아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
대형 유조선및 화물선의 건조에 치중해오던 현대는 80년 5월 국내 최초로 특수선중의 하나인 자동자운반선을 건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고 같은해 5월에는 미세드코사로부터 석유시추선 2척을 수주 받았다.
현대는 83년4월 특수선박사업본부를 발촉시켜 특수선 개발에 착수, 이탈리아 로드리게스사와 기술제휴로 현재 수중익선(Hydro foil)을 건조중에 있다. 이밖에 80년에 발족한 해양개발연구소내에 모형실험을 위한 수조3개를 오는 10월에 준공할 예정으로 있다.
77년 4월 고려조선을 인수해 출발한 삼성조선은 79년 4월 호주로부터 5천t급 석유시추보급선의 수주를 시작으로 조선산업에 참여했다.
81년 6월에는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2번째로 반잠수식 유조선겸 해양구조물 운반선인 헤비데크카고선을 수주받아 건조에 착수, 83년11월과 금년 1월에 각각 인도했다. 헤비데크카고선은 해양구조물운반시 기존의 예인방식이 최고속력 3.6노트인데 비해 16노트까지 낼수있어 높은 경제성을 갖고 있다.
이어 83년7월에는 기본설계팀이 서독의 인게니에우비로사와 공동으로 비대칭선형을 적용한 선박개발에 성공, 금년2욀 미국 뉴욕에서 열린 노르시핑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비대칭선형은 배의 후미를 휘어지게 제작해 스크루가 한폭방향으로만 회전함으로써 오는 물의 저항을 줄여 기존 대칭형 선형식보다 5∼8%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삼성조선은 이를 적용한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 받았다.
한편 삼성중공업 종합연구소 선박해양분소가 금년11월 발족예정에 있으며 자체수조를 보유할 계획이다.
81년10월 옥포조선소의 준공으로 조선산업에 뛰어들게 된 대우조선은 79년9월 노르웨이로부터 화학선 4적을 수주받아 수출을 시작했다.
자체기술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화학선 탱크에 쓰이는 크래드 스테인리스 스틸(CSS) 방식을 개발, 노르웨이로부터 9척을 수주받아 4척을 인도하고 현재 5척은 건조중에있다. CSS방식은 화학물질저장 탱크내부의 부식방지를 위한 기술로 지금까지는 특수코팅으로 해온것을 코팅대신 얇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내부에 입혀 수명을 2배이상 연장하면서 가격이 싸게 먹히는 잇점이 있어 화학선의 획기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년4월에는 반잠수식 한국석 유시추선 1호인 「두성호」를 건조, 진수시켰다.
1백50여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선박해양실비연구소는 조선의 최첨단이라 불리는 LNG LPG선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처 특정과제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72년 6월에 설립된 코리아타코마는 고속정을 위주로 하는 특수선 개발에 주력해 78년9월에는 영국·소련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최고속력 43. 5노트를 낼수있는 공기부양선 개발에 성공, 80년3월 90인승 수상전용 공기부양선(ACV)1척을 건조, 진수시켰다.
이어 81년2월에는 수륙양용공기부양선 (Hover craft)를 개발, 정부로부터 12m급 1척을 수주 받아 금년말 인도예정이다.
공기부양선은 배밑으로 공기를 밀어넣어 뜨게함으로써 물의 저항을 줄여 빠른 속력을 내는 방식.
코리아타코마는 현재 시속 2백50km까지 낼수있는 「날으는 배」를 개발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조되는 모든 수출선은 자동조타제어장치·위성항법장치·위성통신시스템및 컴퓨터등이 도입돼 승선인원을 대폭 줄여나가고 있으나 이 장치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련산업의 뒷받침이 아쉬운 실정이다. <김상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