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긴 사야 하는데…실속파라면 재고품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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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에어컨 시장이 다시 달궈지고 있다. 초여름 날씨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이에 때맞춰 에어컨 판촉전이 뜨겁다.

에어컨을 살때 사은품을 얹어 주는 것은 기본이고 가격할인 행사도 풍성하다. 더구나 올초 에어컨 예약판매가 부진했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할때 절반도 못팔았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에어컨 재고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얘기다. 경기침체도 영향을 받았다. 또 이미 에어컨 보급률이 크게 높아진데다, 올해는 마케팅 전략으로 비싼 제품을 쏟아낸 것도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에어컨 업체들은 뒤늦게 저거.보급형 모델을 새로 내놓기도 했다. 재고판매에도 골몰하고 있다.

◇좀더 기다렸다 사도 괜찮을 듯=소비자 입장에선 '지금 구매할지''조금 더 기다려야 할지'고민이다. 앞으로 더 파격적인 할인 행사가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많다. 따라서 가격을 중요시한다면 조금 더 기다려 봐도 좋다. 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에어컨을 장만하려면 늦어도 6월 이내에는 구입해야 한다"고 권한다.

에어컨 제조업체는 7월부터는 생산을 중단하고 재고 관리에 나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뜻밖의 무더위가 오면 예상을 넘어 에어컨 사기도 힘들고 값도 비싸진다는 설명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오는 7~8월께에는 지금보다 훨씬 싼 초특가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면서 "그렇지만 그동안 무더위를 참아야 하는 등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속파들은 구형상품을 사도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현재 유통업체들은 올 신제품 뿐만 아니라 지난해 재고품을 할인해 팔고 있다. 재고품 할인률은 모델별로 다르지만 대략 신제품 기준으로 20%가량 싸다.

구형과 신제품은 외형은 다르지만 실제 기능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디자인에 민감한 소비자가 아니라면 굳이 신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 관계자는 "최근 디자인보다 실속을 앞세우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지난해 이월상품의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 신제품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떤 제품을 살까=에어컨은 흔히 거실에 세워 놓는 스탠드형(12~23평)과 방안에 설치하는 벽걸이형(4~15평) 두 종류로 나뉜다. 올해는 액자형(6~13평)이 새롭게 선보였다. 액자형은 벽걸이형과 용도는 같지만 인테리어 기능을 강조한 제품으로 벽걸이형보다 20만원 정도 더 비싸다. 용도에 맞는 모델을 골랐다면 다음엔 용량을 살펴봐야 한다.

에어컨 용량은 보통 평형으로 표시된다. 스탠드형의 경우 대략 집 크기의 절반 정도의 모델이면 적당하다. 예를 들어 ▶20평대 아파트라면 12~13평형 에어컨을 ▶30평대는 15~18평▶40평대는 18~23평형을 고르면 좋다. 다만 집이 남향이고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경우라면 좀더 큰 용량의 제품을 사는 게 좋다.

최근에는 스탠드형과 액자형.벽걸이형을 함께 연결해 사용하도록 만든 패키지 상품도 등장했다. 따라서 여러 대의 에어컨을 구입해야 된다면 패키지 상품이 각각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가격은 모델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스탠드형은 현재 12평형은 80만원대부터 시작한다.15평형은 대략 1백40만원대,18평형은 2백만원대, 23평형은 2백90만원대다.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활용해 구입하기 전에 제품별로 값을 확인하는 것도 알뜰쇼핑 요령이다. 특히 판매가격에 설치비.배송비 등이 포함된 것이지 별도로 지불해야하는 것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초절전기능 등은 잘 따져보고 사야=같은 제품이라도 절전기능.공기청정기가 추가될 경우 값은 30만원 이상 더 비싸진다. 그런데 초절전기능이 있는 제품의 경우 50~60%까지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에어컨은 전기소모량이 선풍기 수십대와 맞먹어 소비자들로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에어컨을 하루 세시간 이상은 써야 초절전기능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낮에 잠깐씩만 쓸 생각이라면 굳이 절전기능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공기청정기는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품에 장착돼 있다. 하지만 에어컨에 부가된 공기청정기는 용량이 크지 않아 큰 효과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테크노마트의 한 관계자는 "유아나 기관지 질환을 앓는 가족이 있어 공기청정기를 자주 써야하는 가정이라면 이에 의존하지 말고 별도의 전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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