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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 집회에 경찰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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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말인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예정된 '여중생 범대위'주최 반전(反戰)집회에 한총련 대학생 8천여명(경찰 예상)이 참석해 촛불 시위를 벌이기로 함으로써 경찰 경비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집회가 반미(反美)시위로 번질 경우 강제 해산하고, 이날 오후 10시부터 연세대에서 열릴 예정인 제11기 한총련 출범식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칫 한총련과 경찰의 대규모 물리적 충돌도 예상된다.

특히 이날 세종로에서는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연대'회원 6천여명의 새만금 사업 반대 집회, '붉은 악마'들의 축구 한.일전 거리응원도 함께 예정돼 있어 도심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28일 "이들 행사가 모두 별도의 목적으로 열리는 것으로 돼 있지만 각 시위대가 합류해 불법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며 "1백개 중대의 경찰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미시위 강력 대처"=이날 오후 7시 여중생 범대위의 '반전 평화 페스티벌'행사에 한총련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키로 해 최소한 1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촛불 시위의 경우 종교 및 추모행사로 봐 허용할 예정이지만, 부근 미국 대사관 등으로의 접근은 막을 방침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한총련의 과격 반미시위가 발생할 경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훼손되는 데다 이런 장면이 외신에 보도될 경우 외국인들을 크게 자극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한총련 측이 성조기를 짓밟는 등의 과격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 그 경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다는 계획이어서 가두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찰은 또 연세대에서 열릴 한총련 출범식을 불법 집회로 규정해 차단키로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성조기를 태우거나 인공기를 게양하는 불법 행위를 할 경우, 망원렌즈 등을 통한 채증작업을 거쳐 추후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총련 우대식 대변인은 "경찰이 물리적으로 행사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평화적으로 치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행사, 축구 응원도=한편 새만금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 등이 조계사를 출발해 시청 앞까지 3보1배 행진을 벌인 뒤 오후 2시부터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 연대가 주관하는 기도회가 열린다. 6천여명 정도가 참석할 예정이며, 이들은 행사 후 다시 광화문까지 3보1배 행사를 할 계획이다.

또 오후 7시부터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붉은 악마 2천여명이 광화문 일대에 모일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의 차로 진입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윤창희.이철재 기자

<사진 설명 전문>
① 지난해 8월 대학로에서 열린 한총련 반미(反美) 집회.
② 새만금 공사 중단을 위한 '삼보일배' 행진.
③ 지난해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시청앞 응원. 주말인 31일 붉은 악마 2천여명이 한.일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다시 이곳으로 모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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