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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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남편의 역할이 고부간의 갈등용 해소하는 주요변수로 작용하며 자녀들이 한창 자라는 중년기가 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일 한국심리학회주최로 열린 「한국가족관계에서의 갈등」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김수현교수 (서울대)가 발표한 「부부갈등과 치료적 개입」이란 논문에서 밝혀진 내용으로, 김교수는 배우자의 부정과 시집 식구와의 갈등을 기혼여성의 대표적 부부문제로 꼽는다.
일반적으로 부부간의 만족도나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교육·수입·사회적 지위·혼전임신·종교·부인의 취업·결혼당시의 연령·자녀수등.
이 가운데 빈번한 갈등을 일으키는 내용은 친척관계·배우자의 무관심과 부정행위·자녀양육·성적불일치로, 자기의견을 주장하는 남편의 자제력이 높을수록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결혼기간에 따른 위기의식은 신혼 3년간이 이혼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자기자신이나 일·결혼에 불안을 느끼는 7∼10년사이, 18∼20년쯤 이르면 자녀가 성장해 떠나는 시기로 이루지 못한 희망·꿈, 자신의 실패를 배우자탓으로 돌려 나머지 생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욕구가 생겨 부부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로든 일단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면 우선 깊은 심리적 문제보다는 지금 당장 닥친 문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데 첫 만남, 배우자에게 끌렸던 점, 즐거웠던 시기등의 낭만적인 추억을 회상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김교수는 말한다.
특히 심하게 싸우는 부부의 경우 녹음기를 준비해 싸움의 현장을 녹음하는 역설적인 방법도 치료과정의 한 예가 될 수 있으며, 부부간의 불만을 털어놓은 다음 서로가 그 불만을 해결해주는 약속을 해 지켜나가는 것도 문제 해결의 방법.
김교수는 『우리 나라의 부부문제 연구가 남편을 제외한 아내의 문제만을 부각시킨 감이 있다』며 사소한 스트레스부터 해결하는 적극적인 문제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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