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 쓰기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손글씨에 푹 빠진 사람들은 나만의 개성을 담은 글씨를 내 손에 착 붙는 도구로 쓴다는 희열이 크다고 하네요. 당신의 펜을 통해 만년필, 볼펜, 샤프, 연필 등의 필기구 중에서 한정판이나 밀리언셀러 같은 조금은 특별한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 '내 인생의 펜'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펜 첫 번째는 몽블랑이 2014년 선보인 90주년 한정판 ‘마이스터스튁 149’입니다.
‘마이스터스튁 149’는 1924년 탄생한 몽블랑의 가장 클래식한 제품입니다. 52년 이후 디자인의 변화가 거의 없었죠. 만년필 매니어 사이에서는 완벽한 디자인으로 불립니다. 몽블랑의 이름과 몽블랑 만년필의 우수성을 알린 효자 상품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죠. 2014년 90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다시 선보였는데요. 몽블랑산의 높이를 나타내는 4810이 펜의 촉에 각인돼 있고, 4810개만 제작했습니다.
몽블랑 펜 중에서도 마이스터스튁 149는 매니어 층이 확실합니다. 얇은 만년필을 쓰시던 분들은 이 만년필의 배럴(만년필의 몸통)이 조금 두껍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용 혹은 사인용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90년 10월 3일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와 동독의 로타어 데메지에르 총리가 통일 조약을 서명할 때 사용된 펜도 바로 이 마이스터스튁 149였습니다. 지난해 선보인 90주년 한정판의 경우 펜촉을 레드골드로 제작하고 숫자 90을 새겨 넣었습니다. 기존의 마이스터스튁 149와 비교해 보세요.
마이스터스튁 149 외에 몽블랑 만년필을 사랑하는 유명인사들은 많이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 한화 김승현 회장은 유명한 몽블랑 매니어입니다. 서독의 슈미트 전 수상,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은 역사적인 순간에 몽블랑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국이 97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조약에 서명한 펜도 몽블랑이었으며 세계금융시장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에서는 성공이라는 의미를 담아 마이스터스튁 149를 선물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강남통신 김소엽 기자 lum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