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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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자칼」 이라는 사나이가 2년만에 다시 세계의 뉴스가 되었다. 최근 이스라엘 해군이 그 사나이를 체포했다는 영국의 한 신문보도가 그것이다.
82년3월에도 멕시코 경찰이 이 사나이를 체포했다고 보도해서 소동을 일으컸던 일도 있고해서 아직 확인은 이르다.
그 사나이의 본명은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 그러나 보통은 「자칼」 혹은 「카롤로스」 라고 불린다. 서방세계에서 가장 악명을 떨치는 테러리스트다.
「프레드리크· 포사이스」 의 소세 『자칼의 날』 의 주인공 「자칼」 은 「드골」 을 암살하려다 실패하는 직업살인자다.
현실의 「자칼」 은 남미 베네쉘라에서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가족의 사상성은 친공적, 혁명적이다. 형제중 한사람이 「우라디밀· 일리치· 레닌」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것만 봐도 알수있다.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나온 점에서 소련의 비밀경찰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동의 분석가들은 그를 「무정부주의자요, 유혈을 즐기는 광신자」 로 본다. 미국무성은 「재멋에 겨운 행동주의자」 라고 평했다.
그러나 그 자신은 페미니스트(여성애호자)라고 말한다. 과연 그는 한때 런던과 파리의 아파트에서 4명의 여인과 살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들은 테러리스트의 은신처요, 무기저장고였다.
그의 테러 행각은 전설적이다. 70년대 유럽을 중심으로한 6, 7개의 테러는 모두 그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72년 뮌헨 올림픽때 이스라엘 선수촌을 습격해 11명을 살해한 「검은 9월단」 사건이나 75년 빈의 산유국 석유상 회의를 습격, 「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 석유상등을 인질로 해서 알제리로 달아났던 일들은 특히 알려져 있다. 76년엔 엔테베 공항에서 프랑스 여객기를 납치한 척도 있다.
75년 파리에선 만취된채 습격해온 수사관 2명과 제보자를 죽이고 다른 3명을 부상시킨뒤 유유히 달아난 일도 있다.
그 이후6년 동안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그러나 82년3월 그의 지문이 있는 협박편지가 헤이그 주재프랑스 대사관에 날아와 세계를 긴장시킨 일도 있다.
『총탄만이 진보이다』 라고 공언한바있는 희대의 테러리스트 「자칼」 에게도 과연 종말이 왔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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